“K방산 실크로드 개척하자”…국내 방산기업, 사우디서 공략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8일 16시 06분


8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한 2026 국제방산전시회(WDS)에 국내 방산 기업들이 대거 몰렸다. 연간 100조 원 규모의 방산 시장이 형성된 중동에서 동유럽을 잇는 ‘K방산 실크로드’를 개척하겠다는 목표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방산 전시회인 WDS에 한화,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주요 방산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 KAI, 이오에스티(EOST) 등은 공동으로 연합 전시관을 꾸렸다. 해양과 항공, 육상 무기와 화력지원 체계 등을 한 자리에서 유기적으로 선보이겠다는 의도다. 한화는 그룹 내 3개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이 통합 홍보관을 차렸다. 방위사업청과 한국방위산업협회도 ‘통합한국관’을 운영해 방산 중소기업 지원 사격에 나섰고,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도 현지로 날아가 홍보전에 가세했다.

WDS 2026 한화 부스 조감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WDS 2026 한화 부스 조감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이처럼 국내 방산 기업들이 WDS에 총출동한 이유는 중동의 방산 시장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동과 아프리카의 방산 시장 규모는 올해만 약 734억 달러(96조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는 매년 평균 8.3%씩 증가하고, 2031년에는 1093억 달러(143조 원) 수준까지 커질 것이라고 이 기관은 전망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이란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이스라엘도 주변국 공격을 잇따라 감행하는 등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각 국가는 경쟁적으로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쏟아붓는 국방 예산만 전 세계 국방예산의 9.5%에 달한다. KOTRA는 “2024년 중동 국가들의 국방비 예산 평균 증액률은 약 15.6% 수준이며, 2020~2024년 사이 전 세계 거래 무기의 27%를 수입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동안 미국 의존도가 높았던 중동 국가들이 최근 무기 현대화 사업에 나서면서 수입 경로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하는 점이 한국 방산기업들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전시회 이후 조(兆)단위 수주를 예상하는 전망도 나온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무인·자율 시스템 전시회 ‘UMEX 2026’의 LIG넥스원 부스.(LIG넥스원 제공)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무인·자율 시스템 전시회 ‘UMEX 2026’의 LIG넥스원 부스.(LIG넥스원 제공)
중동 지역 국가들이 무기 수입의 대가로 방산기술 국산화와 현지 조달 생태계 구축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수출길을 뚫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통합홍보관을 차린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 STX엔진 등 12개 기업은 사우디 투자부와 ‘사우디 현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동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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