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이 되면 많은 사람이 지난 한 해를 반성하고 새사람이 되겠다는 당찬 결심과 함께 새해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을 세울 때 굳건했던 마음가짐은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온데간데없어지고 정신 차려보면 연말이다. 또 후회하고 다시 계획 세우고를 매년 반복하고 있다면, 실행력을 탓하기 전에 애초에 계획이 잘못된 건 아닌지 체크해보자.
계획을 세울 때는 일단 목표 달성 기법의 고전인 ‘SMART’ 원칙을 기준으로 꼼꼼하게 짜는 게 좋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가 제시한 SMART에 따르면 좋은 목표는 ‘구체적(Specific)인가?’ ‘측정 가능성(Measurable)이 있는가?’ ‘행동 지향성(Action-oriented)인가?’ ‘실현 가능성(Realistic)은 있는가?’ ‘시한(Time-limited)이 정해져 있는가?’ 등 5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는 영어 공부를 해야지’보다는 ‘매일 영어 공부 앱으로 10분씩 공부하기’처럼 목표를 구체적이고 작게 세워야 지키기에 수월하고 습관으로 이어진다.
다만 한 해 계획을 세울 때 처음은 큰 그림에서 시작해야 한다. 심리학 박사이자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인 강지연 더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는 “내 삶을 구성하는 것 중에 지금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크게 생각해보고, 그 큰 그림 안에서 하고 싶은 목표를 찾아 매일 할 수 있는 걸로 점점 쪼개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수록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보상과 벌, 반복으로 습관 만들기
계획을 세웠다면 이제 지킬 일만 남았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일단 손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강지연 대표는 하루 중 목표한 일을 해야 할 시간대를 정하고 휴대폰에 알림 설정을 해보길 추천한다. 강 대표는 “우리가 무언가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하고 있으면 그만큼 에너지를 쏟는 건데,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알림이 울렸을 때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만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면서 “처음에는 휴대폰 알림을 2~3개 정도로 가볍게 시작해보고, 울리는 알림에 스트레스가 없다면 설정 개수를 더 늘려보라”고 조언했다.
혼자 하는 게 힘들다면 여럿이 모이되 각자 할 일을 하는 온오프라인 모임을 활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자기 목표를 알리는 것도 방법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쓴 미국의 유명 자기 계발 전문가 제임스 클리어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건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 덜 미루고 덜 포기하게 된다”면서 “만약 지키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파트너와 함께하거나 습관 계약서를 쓰는 게 도움이 된다”고 피력한다. 습관 계약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패널티를 받겠다는 취지를 구두나 서면으로 남기는 일종의 ‘셀프 징벌’이다.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계획 세운 일을 반복해 실천한다면 뇌는 그 행동을 하는 데 더 효율적인 구조로 변화한다. 문제는 정말 하기 싫은 날, 불가피하게 지키지 못할 것 같은 날이다. 그런 날에도 어떻게든 루틴은 이어가야 한다. 강지연 대표는 “아예 안 하기보다는 계획에 관련된 아주 사소한 행동이라도 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매일 책 읽기가 목표라면 책 표지라도 읽어보거나, 책을 한번 펼쳤다 덮는 등의 실패하기가 더 힘든 최소 단위를 정해놓고 하기 싫을 때 시도하는 것이다. 뇌는 일단 시작하면 그 행동을 이어가려는 관성이 있다. 일본의 저명한 뇌과학자 이케가야 유지는 이에 대해 “의욕이 생겨서 행동하는 게 아니라 행동을 하면 의욕이 생긴다. 뇌는 그 상태에 필요한 도파민을 분비하고, 노르아드레날린 등의 신경전달물질과 필요한 프로세스들을 준비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목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자책감이 쌓이면 더 하기 싫어진다. 작은 성취감으로 죄책감을 덜어야 다음 날 다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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