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M7’ 손실때, 중학개미 ‘T10’ 규모 2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30일 03시 00분


관세전쟁-딥시크 충격에 투자 변화
中 BYD 주가 올들어 43% 오르고… 알리바바-샤오미도 30% 넘게 급등
中 테크기업 투자 ETF 다시 출시… 서학개미 주식보유액은 17% 줄어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중국 대표 기술 기업들 ‘터리픽10(T10)’의 주식 규모가 올 들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가 올 들어 주춤한 사이 T10이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과 ‘딥시크 충격’의 여파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처도 변화하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중학개미’들이 보유한 T10의 주식 규모(넷이즈 제외)는 25일 13억1626만 달러(1조8921억 원·종가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31일(6억7544만 달러)과 비교하면 94.9% 증가한 규모다.

T10은 홍콩 등에 상장된 중국 대표 기술 기업 10곳을 일컫는 신조어로, 이들 기업은 올해 9.5% 상승한 항셍지수의 상승을 주도 중이다.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가 된 BYD의 주가는 올해 들어 43.0% 상승했는데, 투자자들이 보유한 BYD의 주식 규모는 2억2748만 달러에서 두 배 이상인 5억1398만 달러로 늘었다. e커머스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리바바(39.8%), 스마트폰·가전·전기차를 생산하는 샤오미(37.7%) 등도 올 들어 주가가 급격하게 뛰었고 중학개미들이 보유한 주식 규모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받아온 M7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22년 말 챗GPT가 촉발시킨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2023년과 지난해 급격하게 성장한 M7은 올 들어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7.2% 하락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장 선방한 수준으로 대부분 올해 10%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해 말보다 29.2% 하락했다. 이로 인해 서학개미들이 올해 들어서도 미국 빅테크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주식 보유 금액은 17%가량 감소했다.

미중 무역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불러일으킨 충격이 컸다. 올 1월 딥시크는 오픈 AI의 챗GPT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사용했지만 비슷한 수준의 AI 모델을 선보였다. 그 결과 투자자들이 중국 테크 기업의 기술력을 재평가하게 됐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을 비롯해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BYD 왕촨푸(王傳福) 회장, 샤오미 레이쥔(雷軍) 회장,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梁文鋒)과 좌담회를 가진 것도 중국 정부 차원의 기술 기업에 대한 지원 의지로 해석됐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자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중국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음 달 ‘TIGER 차이나테크TOP10’ ETF를 상장할 예정인데, 미래에셋운용이 중국 ETF를 내는 것은 2023년 5월 이후 2년 만이다. 한화자산운용(PLUS 차이나AI테크TOP10)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TIMEFOLIO 차이나AI테크액티브)도 T10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 상장을 준비 중이다.

매그니피센트7(M7)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구글, 테슬라 등 미국 기술 기업 7개를 묶어 부르는 용어.

터리픽10(T10)

BYD,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메이퇀, SMIC, 지리차, 바이두, 징둥, 넷이즈 등 중국 기술 기업 10개를 묶어 부르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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