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연일 하락… 관세전쟁-美 경기침체 우려에 상승세 꺾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1일 03시 00분


일주일새 비트코인 가격 16% 빠져… 이더리움 26%-솔라나 40% 하락
美가상자산 정책 실망감 커지고, 위험자산 회피 현상 두드러져
“변동성 커져 신중히 투자해야”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확대와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10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40% 빠진 8만2122달러(약 1억1942만 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40분경에는 8만 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3일 9만4000달러대까지 올랐다는 것을 고려하면 최근 일주일 새 16% 넘게 빠진 셈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1억2237만 원까지 떨어지면서 한 주간 15% 안팎 하락했다.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 가격 내림세는 더 심하다. 이더리움은 한 주간 26.2% 빠졌으며, XRP(―38.8%), 솔라나(―40.1%), 카르다노(―57.6%) 등도 30% 넘게 하락했다.

가상화폐 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관세 전쟁 등 세계 경기 변동성이 커진 데다 미국의 경기 침체 신호가 가속화되면서 ‘위험 자산’인 가상자산 가격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엘 애치슨 가상자산 전문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발표 이후에도 비트코인의 가격이 침체되고 있다”며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가상자산 시장을 얼마나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가상자산 정책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도 내림세를 부추기고 있다. 6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비축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현재 압류된 비트코인 외에 추가 매집은 없다는 소식에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했다. 미 백악관 주도의 ‘가상자산 서밋’에서도 구체적인 가상자산 지원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더 짙어졌다.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신음은 깊어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사들인 해외주식 상위 5개에는 이더리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포함돼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해당 ETF ‘2X ETHER ETF’를 2억4582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비트코인 수익률을 추종하는 ‘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도 3906만 달러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시경제에 대한 변수가 커진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정책에 대한 해석도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변동성이 커진 만큼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비트코인#가상화폐#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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