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가 대비 반토막 가까이 급락했던 비트코인이 다시 7만 달러 회복을 눈앞에 두면서 이번 상승 흐름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반등이 본격적인 강세장 재개라기보다 단기적인 가격 되돌림에 가깝다는 신중한 시각도 나온다.
2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장중 6만80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지난해 고점 이후 이어지던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9800만 원대를 회복하며 1억 원 재돌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상승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인 엔비디아 실적 기대를 계기로 글로벌 증시 전반의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되살아난 흐름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 반등과 함께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 고점 대비 45% 손실 구간…여전한 매도 대기 물량
다만 시장 내부 여건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 남아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의 약 45%가 매수 가격보다 낮은 구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상승할 경우 손실을 만회하려는 매도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과거 하락장 이후 반등 국면에서도 이 같은 잠재 매물은 상승 흐름의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가상자산 마켓메이커 윈터뮤트(Wintermute)는 비트코인이 심리적 마지노선이자 강한 매물대가 형성된 7만5000달러 고지를 안정적으로 회복하기 전까지는 이번 상승에 ‘안도 랠리(Relief Rally)’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 “유동성 환경 속 기술적 반등”…기관은 여전히 거리 두기
기관 투자자들의 시각은 비교적 차분하다. 기관 대상 거래 플랫폼 LMAX그룹의 조엘 크루거 애널리스트는 최근 상승세에 대해 “유동성이 제한된 환경에서 나타난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에 누적돼 있던 공매도 포지션이 청산되며 발생한 숏스퀴즈가 가격 상승 폭을 키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신규 자금 유입이나 구조적 수요 변화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진단이다.
● 과거 하락장과 달라진 시장 구조
그럼에도 이번 조정 국면이 과거와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의 라이언 라스무센 리서치 책임자는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반복적인 변동성 속에서도 장기 상승 동력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현물 비트코인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이탈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이 시장에서는 주목된다. 거래소 붕괴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던 2022년 하락장과 달리 이번 조정에서는 시장 인프라 자체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 ‘투기 자산’에서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던 투기 자산에서 기관 투자 포트폴리오 내 하나의 자산군으로 편입되는 과정에 들어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향후 흐름은 결국 가격이 주요 저항 구간을 돌파하며 실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시장은 이제 단순한 반등 여부보다 비트코인이 위험자산 랠리를 다시 주도할 수 있을지, 혹은 제한된 박스권 흐름에 머물지를 가늠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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