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민족대동단의 총재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김가진(1846~1922)은 1920년 3월 12일 무정부장 박용만(1881~1928)에게 비밀 편지를 썼다. “한 번 북을 울림에 교활한 왜적의 갑옷을 두들겨 팰 수 있고, 두 번 북을 울림에 우리 강토를 회복하며, 세 번 북을 울림에 동경만에서 말에게 물을 먹일 수 있다.”
동농문화재단과 조선민족대동단기념사업회는 “서울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에서 5월 31일까지 특별전을 열고 김가진의 편지를 106년 만에 처음 공개한다”고 26일 밝혔다. 편지에는 중국·미국과의 연대에 관한 구상, 러시아 인접 지역을 군사 거점으로 삼는 전략, 연길·간도 일대에서의 무장투쟁 계획 등이 담겼다.
특별전 ‘조선민족대동단―혈전을 불사코자’에는 이밖에 조선민족대동단과 관련된 자료 30여 점이 출품됐다. 그중 ‘대동단선언’ 원본이 포함돼 이목을 모은다. 이른바 ‘제2의 독립만세운동’이 벌어진 1919년 11월 28일 발표된 선언문이다. 김가진이 친필로 쓴 ‘시국강연회’ 원본도 볼 수 있다.
조선민족대동단은 1919년 3·1운동 이후 무장투쟁 노선을 표방하며 조직된 비밀결사 단체다. 비밀 인쇄소를 운영하고 군자금을 모았으며, 상해 교민을 대상으로 시국 강연회를 열었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국 전 경기도박물관장은 “역사의 베일에 가려진 조선민족대동단의 실천 내력을 재조명하는 자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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