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명 지키는 ‘음압 구급차’ 개발… 독자 기술로 특장차 업계 선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30일 03시 00분


㈜성우모터스
환자실 환기-바이러스 살균 시설 등… 응급처치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 탑재
특장차 설계 기술로 캠핑카 연구개발… ‘원스톱 통합 컨트롤 시스템’ 등 구축
조명 제어 등 차 내외부 전 기능 제어… “전기자동차 전장 분야로 사업 확장”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본사 항공 사진.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본사 항공 사진.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응급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화재나 인명 사고 등이 발생하면 가장 중요한 것이 환자 이송이다. 구급차는 응급의료 서비스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의료 현장의 첨단에 배치된 구급차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날로 중요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때 음압 구급차를 개발해 국민과 구급대원의 안전에 기여한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설립 22년을 맞은 강소기업 성우모터스다.

성우모터스는 2002년 창립 이래 승합차에 기반한 구급차를 개발, 생산해 전국 소방본부, 군부대 및 일선 병의원에 납품해 온 맞춤형 특수자동차 제작 기업이다. 전국 구급차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이기도 하다.

설립 이래 꾸준히 사업다각화를 꾀한 결과 2013년 스타렉스 캠핑카를 출시했다. 2018년엔 고급 의전 및 레저 수요에 맞춘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 2019년 포터 기반 포레스트 캠핑카를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개발, 출시해 특허·디자인·상표권 등 다수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특장차 전문 제조사이기도 하다. 현재 450억 원 매출을 기반으로 올해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며 5년 내 1000억 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체 기술력 확보로 업계 1위 달성


성우모터스 쏠라티 음압 구급차 실내.
성우모터스 쏠라티 음압 구급차 실내.
성우모터스를 대표하는 구급차는 쏠라티(중형)와 스타리아(소형) 구급차로 요약된다. 구급차는 응급처치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탑재하고 있어 내부 공간의 활용도가 매우 중요한데 특장차용 금형을 자체 개발해 구급차 내부에 필요한 의료기기 수납과 약장함 등 편의시설을 개선한 구급차를 선보여 각광받았다. 또 환자 이송 시 낙상 방지용 안전 시스템 개발을 비롯해 환자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와 물청소가 가능한 일체 성형 폴리우레탄 판을 적용해 구급대원의 편의와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쏠라티(음압 구급차)는 현재 특허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음압 시스템은 소방청이 요구하는 제작 기준에 맞춰 환자실 내부에 설치된다. 산소 농도와 음압 상태, 필터 사용 등 음압 시스템의 가동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8인치 디스플레이 터치 방식의 제어부를 독자 개발하기도 했다. 제어부는 환자실 내부의 산소 농도가 18%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내부 공기를 강제로 환기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환자 유형에 따라 음압 시스템 조절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환자실에는 소독기가 탑재된다. 광촉매 산화 방식으로 생성된 물질과 원자 형태의 살균 물질인 ST 라디칼을 대기 중에 날려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성우모터스 관계자는 “이 소독기는 메르스와 코로나19는 물론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도 99.99% 살균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성우모터스가 국내 구급차 시장 1위를 점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체 기술 확보에서 찾을 수 있다. 성우모터스 원종서 회장은 “구급차 특장에는 일반 특장차와는 다르게 더 높은 안전성이 요구돼 사용되는 부품과 재료가 매우 많고 기준이 까다롭다”라며 “차량의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특장의 성능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사용되는 부품과 재료의 특성을 전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기에 2006년 자체 기술연구소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성우모터스의 AS 대응 프로세스는 관련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AS가 접수되면 5일 이내에 처리를 완료한다. 특히 안전 문제와 직결되는 긴급한 사항일 경우엔 접수 당일 전담반을 가동한다.

전기자동차 전장 분야로 사업 확장

성우모터스는 최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전기자동차의 전장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 세계가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전기차, 수소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과 동시에 자동차 전기·전장 장비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원 회장은 “정부에 SW 기반 프로그램 및 전장 분야 납품이 예정돼 있다. 앞으로 3년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전기자동차 관련 사업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장기적 목표를 밝혔다.

성우모터스의 기술개발연구소는 디자인과 설계·개발·전장팀으로 구성됐다. 기술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핵심 파트로 신차 설계는 물론 양산품의 설계 변경과 특장 부문의 도면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는 설계팀과 전장 관련 최신 기술 동향과 샘플 검증을 통한 양산 가능성 검토 업무를 맡는 전장팀으로 나뉘어져 있다. 원 회장은 “최근 신설된 전장팀에서는 원상연 대표를 중심으로 안정화된 경영과 향후 사업 전략 업무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성우모터스 포레스트 캠핑카.
성우모터스 포레스트 캠핑카.
성우모터스는 구급차 성공에 이어 특장차 제조, 설계 기술로 캠핑카를 선보이며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동안 국내시장의 침체가 이어졌지만 미래 캠핑카 시장 회복세에 대비해 캠핑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성우모터스는 지난 10년간 현대자동차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를 개발, 납품한 자사의 노하우가 집약된 세미 캠퍼밴인 인터스텔라 캠핑카를 출시했다. 자사 캠핑카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공모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인터스텔라’라는 명칭은 영어로는 ‘행성, 별’이라는 뜻을 가지며 ‘자연 속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는 편안함’을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캠핑카 브랜드다.

성우모터스는 개발 단계부터 캠핑카 디자인 트렌드를 예측하고 독창성을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된 팝업루프는 후면에 적용된 3D 입체 패턴과 차량 전면으로 아름답게 돌출된 차체 디자인을 완성했다. 또한 ABS 사출 방식을 통해 얻은 플라스틱 부품을 사용해 높은 내구성 및 마감 수준을 자랑한다.

원스톱 통합 컨트롤 시스템

회사는 ‘원스톱 통합 컨트롤 시스템’을 개발해 하나의 컨트롤 패널에서 캠핑카 내외부 모든 기능을 제어 및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캠핑카는 이동 가능한 집의 기능으로 각종 조명 제어, 냉난방 장치, 청·오수 탱크 및 배터리 시스템 확인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 통합해 사용자가 쉽고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컨트롤 패널은 직관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터치 방식으로 구성해 사용성을 높였다. 더 나아가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캠핑카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끔 해 편리성을 더욱 높였다.

성우모터스는 국토교통부에서 제정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루프 천장 강도 시험을 통과했다. 최근 캠핑카 이용 중 난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캠핑카 내 ‘일산화탄소 감지 센서’를 기본으로 탑재해 캠핑 중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고 안전한 캠핑이 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원 회장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소재를 채택했다고 했다. 인터스텔라에 적용 중인 모든 부품은 환경부에서 규제하는 4대 유해 중금속 함량이 기준치 이하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가장 작은 부품인 볼트와 너트 등을 비롯해 트림 및 시트, 내장재 등 모든 부품에 대해 크롬, 카드뮴, 수은, 납 등의 함량이 기준치 이하인 제품만 사용한다. 또한 모든 부품은 난연 테스트를 통과한 난연 소재를 사용해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고 더 나아가 내한·내열 기능도 우수하다.

성우모터스의 캠핑카는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년 우수디자인(GD) 상품에 선정된 바 있다.


“품질관리 강화해 글로벌 시장 진출 박차”


원종서 ㈜성우모터스 회장 인터뷰


원종서 ㈜성우모터스 회장은 인터뷰에서 “구급차 품질관리를 최우선 가치 삼고 부품 사업과 신속한 AS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종서 ㈜성우모터스 회장은 인터뷰에서 “구급차 품질관리를 최우선 가치 삼고 부품 사업과 신속한 AS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우모터스 설립자인 원종서 회장은 구급차 제작 단계부터 전국을 누비며 구급대원과 소통하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원 회장은 실수요자이자 사용자인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세심한 소리에 집중하며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구급차뿐 아니라 캠핑카 등에서도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며 완성도와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원 회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다.

원상연 대표
원상연 대표
그의 이러한 경영 DNA는 아들인 원상연 대표에게도 잘 전달되고 있다. 원 대표는 취임한 지 2년 된 신임 경영자로서 마케팅을 전공한 뒤 방송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다. 부친인 원 회장의 요청으로 고심 끝에 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사람을 살리는 장비를 만든다는 점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원 대표는 “입사 후 AS팀으로 배치되면서 초기에 회사 선배들과 현장에서 만난 구급대원분들께 많이 배웠다.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의 경험이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자의 경영 시스템이 도입된 지난 2년 동안 크고 작은 변화를 통해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우선 직원 간 세대차, 견해차 등 조직의 갈등을 해소하고 회사의 미흡한 체계를 바로잡으며 표준화되고 체계화된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구축하게 됐다.

원 회장은 “무엇보다 구급차 품질에 대해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며 “고객은 늘 완벽한 품질관리를 요구하고, 기업은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집단인데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은 고객에게 가장 먼저 외면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객에게 외면받는 기업은 더 이상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그간 코로나19 사태와 러·우크라 전쟁의 여파로 원자잿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는 절대 이 문제가 구급차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한다. 그만큼 강한 품질에 강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부품 국산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부품 사업과 신속한 AS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고객이 만족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한편 원 대표는 “제가 입사 후 세웠던 첫 번째 목표는 국내에서 가장 좋은 구급차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것이었는데 일단 그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구급차를 만들겠다는 더 큰 목표가 생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성우모터스의 궁극적인 비전을 묻자 원 회장은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은 캠핑카와 리무진 차량 등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라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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