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자, 금값 올랐다… 실물-예금-ETF, 나에게 딱 맞는 투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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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차익 비과세 혜택… 보관은 어려워
예금, 소액거래 가능… 15.4% 세금 부과
금시장-ETF, 간편하지만 수수료 등 부담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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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금을 투자자산 중 하나로 편입하는 ‘금테크(금+재테크)’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과 관련된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이 다양한 만큼 각 방식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본인의 성향에 적합한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일보다 0.94% 상승한 9만4070원으로 마무리하며 종가 기준 최고가로 거래를 마쳤다. 금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는 것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험자산 선호, 달러화 약세 전망 등에 힘입어 금, 은, 구리 등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금 가격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통화정책이 완화되는 구간에서 통상 금 가격은 강세 흐름을 보이는데 이 같은 상승세가 이제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경기 연착륙 전망 속에 ‘디스인플레이션 컷’(물가 안정에 기인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실질금리를 하향시키고,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실물 구입·금 통장 개설


이처럼 금 가격이 연일 치솟으면서 금을 재테크 수단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 투자 방법은 △실물 금 구입 △금 예금통장 △KRX 금시장 △금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등이 있다. 각 방식마다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투자자 본인에게 적합한 방법을 택해야 한다.

우선, 금 실물을 구입하는 것은 가장 전통적인 투자 형태로 꼽힌다. 이른바 ‘골드바’(금괴)를 구입해서 직접 보관하는 방식이다. 은행, 금은방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거래 단위는 10g, 100g, 1㎏ 등이다. 금 실물 구입은 거액의 투자를 원하는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금 실물 구입의 장점은 다른 방식과 달리 차익에 대한 세금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21일 오후 7시 기준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10g 골드바 매입 가격은 약 110만8558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현물 가격 추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골드바 거래 가격도 실시간으로 미세하게 바뀐다.

금 실물 구입의 치명적인 단점은 보관이 어렵다는 점이다. 1차적으로 개인투자자 본인이 가지고 있어야 해 다른 투자 방식에 비해 분실, 도난 가능성도 높다.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투자자 수요를 포착하고 일정 금액을 받고 금고를 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세금과 수수료 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금 실물 거래 시 부가세(10%)와 거래 수수료(6%)가 붙는다. 소액으로 투자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10g, 100g, 1㎏이 금 시장에서 중점적으로 거래돼 1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골드바를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금 실물과 달리 ‘골드뱅킹’이라 불리는 금 예금통장은 KB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을 통해 금을 0.01g 단위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최초 계좌를 개설할 때만 1g 이상을 거래하면 된다. 실물 거래 없이 소액으로도 편리하게 투자 가능한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예적금을 입출금하는 것과 똑같이 금에 투자할 수 있어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방식이기도 하다.

다만 금 예금통장은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은행의 일반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의 대상이 안 된다는 한계도 갖고 있다.

KRX 금시장·금 ETF 투자 각광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방법 외에도 한국거래소를 통해 금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KRX 금시장과 금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것이다.

2014년 출범한 ‘KRX 금시장’은 금 실물 매입과 금 예금 통장 개설이 적절히 혼합된 방식이다. KRX 금시장에 상장된 금 현물을 주식처럼 장내에서 사고팔 수 있다.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한 뒤 금 계좌를 연결하면 간편하게 거래 가능하다.

KRX 금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세제 혜택이 풍부하다는 데 있다. 부가세가 면제되며 양도소득세도 비과세된다. 다만 증권사 계좌를 이용하기 때문에 회사마다 책정된 별도의 거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금 실물을 인출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인출 시 10%의 부가세가 발생하는 점도 참고 사항이다. 가입 시점에 금 1㎏에 투자했다면 실물을 인출할 때도 1㎏ 단위로만 인출해야 한다는 점도 단점이다.

금 ETF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금에 간접투자하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금 선물, 현물 중 어떤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추종하느냐에 따라 금 실물 가격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일반 금융 상품처럼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현성훈 대신증권 여의도금융센터 부장은 “금을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며 그중에서도 KRX 금시장, 금 ETF 거래가 최근엔 부각되는 추세”라며 “본인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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