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뜨거운 물가에도 금리 3차례 인하 유지…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신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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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월 뜨거운 물가 지표 우려에
파월 “인플레 둔화 변함 없어”
기존 3회 인하 전망 유지

6월 인하에 무게 실려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최고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워싱턴=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시장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 값은 4.6%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올해 말까지 약 0.75%포인트 인하를 시사한 것이다.

1, 2월 연속 미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 시장은 연준의 연말 금리 전망치가 오를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연준이 기존 전망을 유지함으로써 뉴욕 증시는 3대지수가 모두 최고치를 경신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

특히 파월 의장의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이후 기자회견 핵심 워딩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스토리는 바뀌지 않았다”였다. 1, 2월 뜨거운 물가 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흔들만한 일이 아니라며 오히려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물가 뜨거워도 ‘인하 스토리’ 그대로


연준이 이날 지난해 9월 이후 5연속 동결을 이어감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로 한국과 금리 격차를 최대 2.0%포인트로 유지했다.

이번 FOMC에서 가장 집중해서 봐야할 지표는 연준 경제전망요약(SEP)의 ‘점도표’였다. 점도표는 연준위원들이 각자의 금리 전망치를 각각 점을 찍어 만든 표를 말한다. 각 점들의 중간값을 살펴보면 연준의 향후 정책 금리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2%로 시장 전망치(3.1%)를 상회한데다 1월 CPI 상승률(3.1%)보다도 높아지는 등 미국 물가 경고음이 연준 위원들의 정책 경로에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사였다.

결론적으로 연준은 ‘최근의 물가 상승 우려를 괘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SEP에 남겼다. 중간값은 지난해 12월과 같은 4.6%(4.5~4.75%)로 현 금리보다 0.75%포인트 낮은 수치다. 0.25%포인트씩 약 3차례 인하를 시사한 것이다. 또 연말 경제성장률은 2.1%로 기존 전망치(1.4%)보다 올리고, 실업률은 4.0%로 기존 전망치(4.1%)보다 내렸는데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2.4%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성장률은 높이고, 실업률은 낮추는데도 물가는 2%대에 안착하는 이상적인 경제 전망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 2월 물가 데이터를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가는 길에 있는 ‘울퉁불퉁한(bumpy)’ 길”이라고 표현하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스토리는 바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또 “1, 2월 두 달 동안의 데이터에 과하게 반응하지도, 무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준은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을 3.9%로 지난 전망치(3.6%) 보다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차례에서 3차례 줄인 것이다.

●시장 6월 인하에 무게

파월 의장은 이날 “경제가 잘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우리의 제한적인 통화 정책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의 진전을 보고 있다는 점도 여러차례 강조했다.

또 연준이 보유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매입 하지 않는 식으로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긴축 정책의 또 다른 축인 ‘양적 긴축(QT)’도 “곧(fairly soon) 감속한다”고 밝혔다. 과거 양적 완화가 급작스럽게 진행됐을 때 시장이 받은 스트레스를 감안해 QT 도 속도 조절을 통해 부드러운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파월 의장은 설명했다.

시장은 파월의 기자 회견과 연준 점도표가 ‘비둘기’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첫 금리 인하 시점을 6월과 7월 사이에서 저울질하던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6월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정책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75% 수준으로 평가했다.

연준 점도표가 나오기 전까지 하락세를 보이든 뉴욕증시는 점도표에 이어 파월 의장의 ‘비둘기’ 발언에 상승장으로 전환됐다. S&P500지수는 이날에도 0.89% 상승해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5224.62에 거래를 마쳐 처음으로 5200선을 돌파했다. 다우지수는 1.03%오른 3만9512.13에, 나스닥지수는 1.25% 오른 1만6369.41에 거래를 마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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