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어닝쇼크’…4분기 영업익 97% 급감, 적자 겨우 면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1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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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은 2009년 1분기(1~3월)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뉴스1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4600억 원, 영업이익 4조3100억 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전년동기 대비 모두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302조2300억 원, 영업이익 43조3800억 원을 기록했다. 사상 첫 연매출 300조 원을 넘겼으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5.9% 감소했다.

실적 하락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감소로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1~6월)까지 호조를 보이던 메모리 수요는 하반기(7~12월) 들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메모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재고가 쌓인 탓에 실적이 악화됐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DS)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0조700억 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700억 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6.9% 가량 감소한 수치고, 적자를 기록했던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이다. 이는 증권가 전망보다도 한참 낮은 수치다. DS부문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23조8200억 원을 올리며 2021년(29조2000억 원)보다는 떨어졌지만, 2019년(14조200억 원), 2020년(18조8100억 원)보다는 좋은 실적을 거뒀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도 부진했다. 생활가전(CE) 사업은 지난해 4분기 6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5년 1분기(1400억 원 적자) 이후 8년여 만이다.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를 보인 모바일경험(MX) 사업부문도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네트워크 사업이 국내 5세대(5G) 통신망 증설과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MX/네트워크 사업은 2019년 2분기(1조5600억 원) 이후 가장 낮은 1조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등 일부 사업은 선전했다. 파운드리 사업은 첨단 공정을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사를 다변화해 4분기와 지난해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만도 전장사업 매출 증가와 소비자 오디오 판매가 견조하게 이어지며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9400억 원, 영업이익 3700억 원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실적은 감소했으나 연말 성수기 TV용 QD-OLED 판매가 늘어 재고를 소진해 적자폭 완화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1~3월)도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도 반도체 시설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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