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시총 100대 기업 분석
글로벌 평균에도 미치지 못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
글로벌 반도체 시장 위축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이 글로벌 100대 반도체업체 평균에도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9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분석 대상은 지난해 12월 20일 시가총액 기준 반도체업종 100대 기업이다. 총자산과 매출 원가 등 투입 요소 대비 매출액·영업이익 등 산출 요소의 상대값을 도출해 기업별 효율성을 측정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평균 효율성은 2018∼2021년 70%대를 유지해 오다 지난해 67%로 떨어졌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효율성은 2018년 87%로 1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65%로 4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기준 효율성은 대만이 75%로 1위였고 일본(75%), 미국(73%), 한국, 중국(59%)이 뒤를 이었다. 한경연은 한국 기업의 효율성 하락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 악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반도체산업은 올해 더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은 5565억6800만 달러(약 686조8000억 원)로, 전년의 5801억2600만 달러 대비 4.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작년 1344억700만 달러에서 올해 1116억2400만 달러로 17.0%나 쪼그라들 것으로 WSTS는 내다봤다.
설상가상으로 메모리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해 주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마저 된서리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날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이 작년보다 4%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은 2020년 24.0%, 2021년 26.1%, 지난해 28.1%로 매년 높은 증가율을 보이다 올해는 성장세가 꺾이는 것을 넘어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된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경기 상황은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라며 “개별 파운드리의 가동률 회복도 예상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법인세 인하와 연구개발(R&D) 및 시설투자 세액 공제율 인상 등 최소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지원을 통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방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로 국가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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