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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주거비 부담능력 떨어지는 세입자 151만 가구 달해

입력 2022-05-18 12:01업데이트 2022-05-1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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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뉴스1
전세시장 불안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전월세 신고제의 시행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전국에 주거비 부담능력이 떨어지는 민간 임대주택 세입자가 151만여 가구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소득이나 가구원수도 부담능력 부족 가구 수에 영향을 미쳤다. 또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큰 영국 일본 등의 주요 선진국의 주거기준을 적용하면 부족 가구 수가 34만 가구 정도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거비 부담능력 부족 가구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과 주요 선진국 수준의 양질의 주택공급을 통한 주거의 질 향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주택학회는 계간 논문집 ‘주택연구’ 최신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주거비 부담능력이 부족한 민간임차가구 규모는 얼마인가?’를 게재했다. 연구는 온전한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수요 규모와 주요 선진국 수준의 주거기준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정지출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의 2019년 주거실태 조사자료를 토대로 서울과 경기,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6대 광역시의 민간임대주택 가구를 산정한 뒤 임대료 등 주거비 부담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요소들을 분석했다.

● 주거비 부담능력 부족한 민간 세입자 151만4000여 가구

18일 논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2034만3188가구에서 민간 임대주택 가구는 609만627가구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24.9%에 해당하는 151만4130가구가 주거비 부담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전체 민간임대가구(180만340가구)의 23.1%(41만5159가구)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고, 경기도도 전체(161만6390가구)의 23.5%(37만9043가구)가 주거비 부담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시에서는 부산이 31.8%로 가장 높았고, 대구(30.9%) 울산(26.6%) 대전(25.1%) 인천(22.2%) 광주(22.2%)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 소득 1% 늘면 부족가구 13%가량 크게 감소

주거비 부담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한 분석 결과 가구원수와 소득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가구원수가 1명 증가하면 주거비 부담능력 가구가 될 확률은 3.5% 증가했다. 대신 소득이 1% 오르면 이 수치는 무려 12.9% 줄었다. 주거유형별로는 단독주택>연립다세대주택>아파트의 순서로 확률이 감소했다. 즉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 세입자가 주거비 부담능력 부족가구로 떨어질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다.

거주지역도 부담능력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수였다. 서울 거주자가 경기도나 광역시로 이동하면 임대료가 0.4~0.7% 낮아졌고, 부담능력 부족가구로 떠렁질 확률도 0.8~1.1% 감소했다. 최근 서울 집값과 전세금이 치솟자 경기도 등으로 이주하는 탈 서울 족이 합리적인 선택을 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 영국 등 주요 선진국 기준 적용하면 대폭 증가

영국 일본 등 우리나라보다 경제력 규모가 큰 주요 선진국의 질적 주거기준을 적용하면 주거비 부담능력 부족가구는 대폭 늘어난다. 그만큼 국내의 주거수준이 비교 대상 선진국들에 비해 열악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논문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4.9%였던 부족가구가 영국 기준을 적용하면 27.9%로 3%포인트(18만7000가구)가 늘어났다. 또 일본 기준에 따르면 30.4%로 5.5%포인트(34만 가구)가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3.1%에서 27.0%(영국)와 31.0%(일본) △경기도가 23.5%에서 26.6%와 28.6% △인천이 22.2%에서 25.1%와 28.6%로 각각 올라섰다.

이밖에 △부산(31.8%→34.3%/35.7%) △대구(30.9%→32.8%/36.8%) △울산(26.6%→30.7%/31.9%) △대전(25.1%→27.1%/28.3%) △광주(22.2%→23.2%/25.4%) 등이 모두 최소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 계층특성 맞춤형 대책 마련 필요

연구진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거비부담가구의 계층을 체계적으로 구분하고, 계층별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맞춤형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적정주택으로의 이동 지원이나 부담가능 주택의 제공,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등과 같은 대책이 계층별 특성에 맞게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선진국 수준의 양질의 주택 공급을 통해 주거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1년에 정해져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는 최저주거면적을 주요 선진국 수준에 맞춰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주거비 부담능력이나 가구원 수나 소득 등에 영향을 받고, 지역간에도 차이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한 지원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각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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