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가지 메뉴 뷔페에 새벽배송까지…몸집 불리는 아파트 조식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고급 아파트에 프리미엄 급식 선봬
앱 주문으로 아침에 문 앞 배달도
딜리버리 업체들도 사업 확장 나서
업계 “학교-직장 급식보다 매력적”

신세계푸드가 지난달부터 운영 중인 서울 용산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의 조식 서비스. 한·중·양식 등 주 식단과 샐러드바까지 15∼20가지 메뉴가 나오는 뷔페식으로 운영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화면 캡처
신세계푸드가 지난달부터 운영 중인 서울 용산구 한 주상복합 아파트의 조식 서비스. 한·중·양식 등 주 식단과 샐러드바까지 15∼20가지 메뉴가 나오는 뷔페식으로 운영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화면 캡처


서울 용산구의 주상복합 A아파트는 지난달부터 입주민 전용 조식 뷔페를 시작했다. 끼니마다 15∼20가지 메뉴가 나온다. 가격은 7000원. 입주민 카드를 찍으면 관리비로 합산 청구된다. 커피와 디저트는 백화점 레스토랑 제품을 제공한다. 이곳 주민 김모 씨(43)는 “식당보다 가격이 싸고 품질도 좋아 주말에도 온다”고 했다.

입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아파트 케이터링’(식음료 제공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아파트에 구내식당 같은 공간을 마련했던 ‘공동 급식’ 수준에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조식 여부가 고급 아파트 척도로 부상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주문을 통한 ‘조식 새벽배송’이나 ‘조식 정기구독’을 하는 스타트업까지 등장했다.

입주 2년 차인 서울 마포구 B아파트는 이달부터 조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앱으로 근처 식당 메뉴를 지정해 전날 오후 9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현관 앞으로 도시락이 배달된다. 메뉴는 7000∼8000원으로 입주민은 20% 할인된다.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외출할 필요 없이 유명 맛집 메뉴를 편한 시간에 받을 수 있다” “아이 도시락으로 보내도 되겠다”는 글이 올라온다.

입주민 컨시어지 전문 스타트업 프런트9 등은 도시락·반찬 새벽배송 및 정기구독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화면 캡처
입주민 컨시어지 전문 스타트업 프런트9 등은 도시락·반찬 새벽배송 및 정기구독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화면 캡처


최근엔 프런트9, 커런트 등 식품 배송 스타트업들까지 아파트 조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사무실 식사 배달을 주로 하던 딜리버리 업체들은 가정용 도시락 퀵커머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2∼3인용 반찬세트와 1인용 조식, 샌드위치·초밥 등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급식업체들은 고급화에 힘쓰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18년 서울 성동구 트리마제, 지난해 개포래미안포레스트, e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등 고급 단지를 중심으로 급식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입점 브랜드인 베키아에누보 등 고급 레스트랑 커피와 디저트도 공수했다.

2020년 아파트 케이터링 사업을 본격화한 아워홈은 갓 구운 빵과 신선한 식재료 등으로 입소문을 탔다. GS건설과 협약을 맺고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6년 경기 위례신도시에서 국내 첫 커뮤니티 급식을 시작한 풀무원은 지난달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빌리지 입주민들에게 영양 식단을 도시락으로 제공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파트 조식 시장은 커뮤니티 시설 등 식사공간 확보 문제와 예측하기 어려운 식수(이용률) 등이 리스크로 꼽힌다. 실제 유명 호텔과 2만 원대 조식 서비스를 시작했던 서울 서초구 C아파트는 4개월 만에 사업을 중단했다. 2018년 지자체 주도로 아파트식을 시작한 광주 광산구 아파트 8곳도 저조한 이용률로 1년 만에 폐지됐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코로나19로 기존 급식 사업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아파트 조식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들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조식은 학교나 직장 급식보다 단가가 높아 수익성이 좋은 편”이라며 “입주민 전용 앱을 통한 컨시어지 서비스, 가구별 특성에 맞는 건강관리 식단 등으로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조식 뷔페#관리비#레스토랑#백화점#아파트 케이터링#식음료 제공 서비스#프런트9#커런트#딜리버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