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형 ISA 열풍…‘1+1’ 꼼수 활개에 금융당국 조사 검토

뉴시스 입력 2021-06-11 15:08수정 2021-06-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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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계좌개설에 묶어서 유도
감독당국도 문제 인식 "소비자 기회 막을 수 있어"
증권가가 중개형 ISA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계좌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해 7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1 꼼수로 늘어난 계좌도 많다는 관측이다. 비대면 증권계좌를 개설할때 함께 개설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독당국도 문제를 인식해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ISA가 1인 1계좌로 한정돼 있어 지나친 경쟁으로 소비자의 기회가 막힐 수 있다는 판단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투자 중개형 ISA 계좌 가입자 수는 58만2197명을 기록했다. 지난달말 기준 국내 7개 증권사의 ISA 계좌 가입자 수는 73만5200명이다. 이에 따른 투자금액은 9033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개형 ISA는 지난 2월말 출시됐다. 지난 2월25일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선을 보였고, 그 뒤를 이어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가 차례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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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시작 후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보이고 있다. 계좌 개설시 평생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상품권 증정, 경품추천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또 일정 금액 이상을 유치한 고객에게 현금을 제공하거나 RP(환매조건부채권) 91일물 특별판매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개형 ISA 가입자 수가 3월말 23만1943명에서 4월말 58만2197명으로 늘었고, 잔액도 3월말 3146억원, 4월말 6888억원으로 급증했다.

증권사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ISA가 1인당 1계좌만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출시된 ISA는 이자와 배당, 양도소득세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져 ‘서민형 만능 통장’이라 불리웠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세제혜택을 주는 대신 전 금융권에서 1인 1계좌만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1 꼼수에 따른 계좌수 급증이란 지적도 있다. 지난 2월25일 가장 먼저 상품을 출시했던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은 비대면 계좌개설 맨 상단에 ‘종합+CMA+중개형 ISA+연금저축’ 방식을 도입했다. 한번의 계좌개설로 총 4개의 계좌가 만들어지는 간편한 방식이다. 간편한 방식이자 맨 상단에 위치해 있어 계좌개설에 대해 잘 모르는 MZ(2030)세대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에 입성하면서 중개형ISA도 만들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방식으로 삼성증권이 같은날 상품을 출시했던 NH투자증권 대비 더 많은 중개형ISA 계좌 개설이 이뤄졌고, 이에 다른 증권사들도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NH투자증권도 뒤늦게 ‘CMA+중개형 ISA’ 계좌개설 방식을 만들어 상단에 배치했고, KB증권은 비대면 계좌선택에서 ‘주식거래+CMA+ISA’가 첫 번째로 선택되도록 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맨 상단은 아니지만 2번째에 배치했다.

이로 인해 계좌수 대비 잔액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5월말 기준 계좌수 대비 잔액을 대비하면 1인당 잔액은 120만원 수준이다. 연간 납입한도가 2000만원이며 최대 200만원의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에 현재 증권사들은 각 사별로의 중개형ISA 계좌수와 잔액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계좌수 대비 잔액의 편차가 크고 자금이 없는 계좌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0만원 전체 한도가 납입된 계좌도 적고, 납입한도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도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경쟁이 어느덧 꼼수로 확장되자 금융당국 역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1인당 1개만 만들 수 있는 계좌를 유도하고 있어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만약 다른 금융권에서 ISA를 만들고자 한다면 개설됐던 ISA 계좌를 해지해야 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소비자보호처 내부에서 증권사들의 중개형 ISA 판매 경쟁이 심해지면서 소비자의 기회를 막아버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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