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Special Report:]완성판 디지털 사회로 가는 길, ‘메타버스’ 올라타라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전공 교수 , 정리=조윤경 기자 입력 2021-03-24 03:00수정 2021-03-24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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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스마트폰 넘는 혁신, 디지털 가상 환경 시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월 발표한 보고서 ‘코로나 이후 글로벌 트렌드-완전한 디지털 사회’에서 완전한 디지털 사회 전환을 위한 7대 기술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메타버스는 현실의 물리적 지구를 초월하거나 지구 공간의 기능을 확장해주는 디지털 환경의 세상을 의미한다. 인터넷은 소통에 걸리는 시간의 장벽을 허물었고, 스마트폰은 여기에 이동성을 더했다면, 메타버스는 ‘초월한 공간’을 더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산업과 경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

먼저 디지털 휴먼과의 공존이다. 20여 년 전만 해도 사이버가수가 몇 분 분량의 짧은 공연을 하기 위해선 여러 명의 엔지니어가 며칠 밤을 새워서 수작업을 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발달한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처럼 움직이고 말하는 디지털 휴먼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 같은 디지털 휴먼은 현재 기업의 홍보 모델이나 엔터테이너, 상담원, 튜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 휴먼은 제작과 운영에 비용이 발생하지만 별도의 인건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파업을 하거나 나이가 들지도 않는다.

둘째, 의사소통 방식이 변화할 것이다. 2019년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절반 정도가 음성 통화를 할 때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문자, 메신저(소셜미디어), 이모티콘(소셜미디어), 투표(카카오톡의 투표), 보기 선택(음식 주문 앱의 메뉴 선택), 상태 메시지(메신저 상태 창), 채팅(온라인 게임) 등의 의사소통 수단을 음성 통화보다 더 선호한다. 배달 앱은 이런 ‘콜포비아’ 현상과 텍스트와 이모티콘 기반의 소통을 선호하는 메타버스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들은 다양한 층의 고객이 메타버스 속에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해해야 한다. 기업의 소통법에 고객을 맞추려 하지 말고 고객의 소통법에 기업이 맞춰야 한다.

셋째, 제조업의 가상 공장화가 이뤄질 것이다. 제품의 생산 과정에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생산 효율을 향상시킨 미래형 공장을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라 부르는데, 증강현실 메타버스는 제조 현장이나 공장의 환경까지 변화시키며 스마트 팩토리를 현실화하고 있다. 증강현실을 적용한 작업 현장에서 근로자들은 작업에 필요한 각종 부품 정보, 재고 현황, 전체 조립도면, 공장 가동 현황, 리드 타임(lead time·제품의 생산 시작부터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손쉽게 파악한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작업 과정의 오류를 최소화하고 작업 중단을 예방한다. 결과적으로 생산품의 품질 향상과 리드 타임 개선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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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혁신의 바람

‘지구의 공간적 한계와 기능을 확장해주는 디지털 환경의 세상’을 의미하는 메타버스는 인류의 산업과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가상현실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와 ‘미국 초딩의 놀이터’로 불리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위쪽부터). 제페토 제공·로블록스 페이스북
넷째, 지식재산(IP) 콘텐츠의 유형과 판매 방식이 다각화될 것이다. 지난해 5월 발렌티노, 마크제이콥스 등의 명품 브랜드들은 닌텐도 ‘모여 봐요 동물의 숲’ 게임 안에서 자사의 신상품을 공개했다. 2600만 장(2020년 9월 기준)이 판매된 게임 안에서 자사의 신상품을 효율적으로 홍보한 셈이다. 네이버제트주식회사의 아바타 메타버스 ‘제페토’에는 나이키, 디즈니, 헬로키티 등 여러 유명 기업이 입점해 아예 이런 아이템들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물론 이 아이템들은 메타버스 안에 있는 아바타가 구매하고 소비하는 제품이다. 이처럼 물리적 제품을 제조하던 많은 기업들은 이미 메타버스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아이템의 상품화에 뛰어들고 있다.

다섯째, 도심 인구 집중화 현상이 둔화될 것이다. 인구의 도심 집중화를 불러온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를 중심으로 증가한 일자리들이다. 메타버스는 바로 이 부분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메타버스 안에서 가상 아이템 제작자, 디지털 자산 채굴업자 등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인데, 이런 일을 하기 위해 굳이 도시에 거주하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물리적 공간이나 설비에 관한 막대한 투자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산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질 것이다. 거대한 장벽을 갖고 있던 기업에는 새로운 도전자가 쉽게 나타날 수 있으니 위기일 것이며, 반대로 거대 자본을 보유하지 못한 신규 진입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의 사례로 거론되는 게임 ‘로블록스’를 활용하면, 꿈꾸던 놀이공원을 건설하기 위한 별도의 자본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실제 미국에서는 아무런 투자 없이 건설한 메타버스 속 놀이공원에서 연간 10억 원이 넘는 소득을 얻는 이들도 있다.

앞서 설명한 변화를 맞이하기 위해, 기업들은 모두가 메타버스를 준비해야 한다. 각자의 진입 방법은 다를 수 있겠지만, 현재 물리적 환경 중심의 사업 모델을 메타버스의 요소와 비교해가며 어떤 방법으로 재편하거나 확장할지 고민해야 한다. 메타버스를 활용한다고 해서 인프라, 플랫폼을 직접 만들거나, 콘텐츠를 바닥부터 모두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접근할 필요는 없다. 인프라, 플랫폼, 콘텐츠, 경험의 접점, 사용자 기반을 하나하나 놓고 어떤 접근이 자사의 메타버스 전략에 유리할지 고려하되, 기존의 메타버스를 최대한 활용하고, 타 조직과 협력하는 형태로 메타버스에 진입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의 크기와 비견하기 어려운 수준의 메타버스 폭풍이 실시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폭풍에 휩쓸려 갈지, 바람을 타고 날아오를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전공 교수 saviour@kangwon.ac.kr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메타버스#디지털사회#가상환경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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