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명품시계 롤렉스와 1년째 소송…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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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2일 0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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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2018년 1월 출원해 2019년 4월 등록을 마친 상표권 ‘ROLED’ © 뉴스1
LG디스플레이가 2018년 1월 출원해 2019년 4월 등록을 마친 상표권 ‘ROLED’ © 뉴스1
국내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가 1년째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얼핏 보면 접점이 없어보이는 두 기업이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LG디스플레이와 롤렉스간 소송의 핵심은 상표권이다. LG디스플레이가 소유한 특정 상표권에 대해 롤렉스가 문제제기를 하면서부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지난 8월말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가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등록 무효’ 사건에서 심판청구 기각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7월 롤렉스가 특허심판원에 처음 심판을 청구한 지 13개월여만에 내려진 판결이다. 특허심판원은 디자인, 특허, 상표 등 산업재산권의 권리 범위에 대한 분쟁을 전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특별행정 심판기관으로 사실상 제1심 법원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 사건은 LG디스플레이가 국내에 출원해 보유하고 있는 상표권에 대해 롤렉스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발단이 된 상표권은 ‘ROLED’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2018년 1월 국제가전전시회(CES)를 통해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우리나라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권이다.

출원 당시 LG디스플레이는 지정상품으로 Δ롤러블(rollable) 디스플레이 패널 ΔOLED 패널 Δ손목시계 형태로 착용할 수 있는 전기통신기기 등 23건을 제시했다.

LG디스플레이가 ROLED 상표를 출원한 지 7개월여만인 2018년 8월에 롤렉스는 이의를 신청하고 나섰다. 자신들의 영문 사명인 ‘ROLEX’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특허청은 롤렉스의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2019년 4월 LG디스플레이의 ROLED 상표에 대해 등록 결정을 내렸다. 향후 10년간 ROLED 상표의 독점적 권한이 LG디스플레이에 부여된 것이다.

이에 롤렉스는 2019년 7월 16일 특허심판원에 LG디스플레이 소유로 등록된 ROLED 상표(등록번호 제1464117호)를 무효로 해달라는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1년여간의 심리 끝에 지난 8월말 특허심판원 제1부(심판장 이인수)는 롤렉스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LG디스플레이 소유의 상표 ROLED와 롤렉스 소유의 ROLEX는 영문 대문자 5자로 구성된 표장이라는 점과 앞글자 4개가 동일한 것 외에 외관은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양측의 상표권이 모두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조어라는 점에서 특별한 관념도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일반 소비자나 수요자들이 해당 상표권을 발음할 때도 ROLED는 ‘롤드’ 혹은 ‘로레드’로 호칭되며 ROLEX는 ‘롤렉스’ 혹은 ‘로렉스’로 불려 청감이 확연히 다르다고 봤다.

이 심판관은 “ROLEX는 ROLED 출원 당시 국내에서 일반 대중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상표라는 점에 다툼이 없으며 상품을 둘러싼 거래 실정도 달라 명백한 오인·혼동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롤렉스가 명품시계 브랜드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된 데다가 단순히 알파벳 표기상 문자가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롤렉스 측의 상표권이 침해될 것이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롤렉스 측은 특허심판원의 결정에 불복해 지난 9월 28일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 제기했다. 앞서 특허심판원이 내린 심결을 취소해달라는 것이다. 만약 특허법원에서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롤렉스가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도 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재판부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달말부터 LG전자가 ‘R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국내 최초 롤러블 TV를 본격 판매할 예정이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시기가 적절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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