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코로나에… 정기예금 한달새 11조 빠져나가

  • 동아일보

언제든 찾을수 있는 요구불예금은 전달보다 24조 늘어 566조
시중은행 개인신용대출도 늘어

11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이지원 씨(31·여)는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가입했던 정기예금을 지난달 20일 만기에 맞춰 해지했다. 이 중 3500만 원은 혼수 등 결혼 준비하는데 그때그때 찾을 수 있도록 입출금 통장에 넣었고 나머지 3000여만 원은 주식에 투자할지 고민 중이다. 이 씨는 “주변에서 ‘누가 요즘 예금을 하냐’ ‘금리가 제로(0)인데 넣어봤자다’라는 말을 들으면 정기예금을 굳이 다시 들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달 시중은행 정기예금은 10조 원 넘게 빠져나간 반면 요구불예금은 20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 기조로 인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이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633조914억 원)은 한 달 새 10조6785억 원 줄었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 감소폭은 4월 2조7079억 원, 5월 5조8499억 원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잔액은 작년 6월(631조7446억 원) 이후 1년 만의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언제든 돈을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 잔액(566조3160억 원)은 전달 대비 24조3628억 원 늘었다. 요구불예금은 5월에도 21조 원 가까이 늘었다.

금융권에선 정기예금에서 유출된 자금 중 상당액이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으로 옮겨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예금 금리가 0%대로 떨어진 만큼 직접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를 위해 요구불예금에 잠시 돈을 넣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달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한 달 전보다 2조8374억 원 늘었다.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3% 안팎으로 떨어진 데다 주택담보대출이 막히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시중은행#정기예금#저금리#개인신용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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