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선 ‘배우겠다’보다 ‘뭘 할 수 있다’ 대답 원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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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블룸버그 등 ‘테크핀’기업 40곳 이대서 채용박람회

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아마존의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 부스를 찾은 지원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AWS 직원들은 지원자들의 이력서 작성을 도와주고 회사와 업무에 대해 설명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아마존의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 부스를 찾은 지원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AWS 직원들은 지원자들의 이력서 작성을 도와주고 회사와 업무에 대해 설명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에서 열린 채용박람회. 아마존의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차린 부스의 좌석은 한시도 빌 틈이 없었다. AWS 직원은 10여 명의 지원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동시에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4학년인 A 씨(24)는 “AWS에 지원했다가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다”며 “상담을 통해 AW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관련 자격증을 따두면 회사에 대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AWS는 금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최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금융서비스를 내놓는 ‘테크핀’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의 인재 채용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이화여대가 주최한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아마존, 블룸버그 등 IT기업을 비롯한 40개 업체가 참여해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 IT 역량이나 금융지식보다 중요한 건 ‘관심’


테크핀 기업들은 무엇보다 업계와 회사에 대한 관심이 취업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 현장에서 채용상담을 진행한 한 글로벌 기업 관계자는 “부서마다 다르긴 하지만 IT와 금융에 매력을 느끼고 관심을 가졌는지를 많이 본다”며 “지원하는 회사가 시장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고 경쟁사는 무엇을 하는지 조사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글로벌 IT기업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AWS의 한 직원은 지원자에게 “아마존은 누가 하나하나 가르쳐 준다기보다 자기 스스로 주도적으로 하는 문화”라며 “혼자서 프로젝트를 이끌어봤거나 프로그램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으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벌 기업 관계자는 “너무 겸손하게 접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며 “배우겠다는 자세보다는 자신이 이 회사에 와서 무엇에 기여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용상담을 받은 지원자들은 팁을 얻었다며 만족해했다. 졸업을 앞둔 B 씨(21)는 “그동안 전문지식이나 경력을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기업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이화여대 3학년생인 C 씨(23)는 “졸업까지는 아직 1년이 남았는데 상담을 받아보니 IT 쪽에서 그 기간 동안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 “문제해결 고민에서 신기술 개발 시작”


첨단 미래금융 서비스에 대한 기업 임원들의 발표도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IT기술 기반의 금융솔루션을 제공하는 블룸버그의 김나영 한국대표는 “블룸버그의 감정분석 툴은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특정 뉴스콘텐츠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보여준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는 내용을 분석하는 솔루션도 있다”고 말했다. 스캇 멀린 AWS 금융부문 글로벌헤드는 “우리는 머신러닝을 활용해서 다른 기업들이 부당거래나 금융사기를 감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발표를 맡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의 임원들도 문제해결 방법을 주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상통화 ‘리브라’를 개발 중인 페이스북의 토머 버렐 부사장은 “‘메시지나 사진, 영상은 그냥 보낼 수 있는데 해외송금은 수수료 없이 왜 안 될까’ 하는 고민에서 리브라 개발이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코니 륭 마이크로소프트 매니징 디렉터는 “어떤 기술을 활용할지보다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건우 기자 woo@donga.com
#테크핀#아마존#블룸버그#글로벌 it#채용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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