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기업]“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업혁신, 이제는 경영혁신의 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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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정태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최근 정부가 새로운 경제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바로 혁신이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과 더불어 기업 측면의 혁신성장정책을 추진 중이며, 후속 대책으로 초연결 지능화,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스마트시티 등 8개 선도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혁명과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기존에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기업이 산업을 주도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활발한 연구개발(R&D)을 통해 폐쇄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는데 몰두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단순히 핵심 기술(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등) 확보만으로는 산업을 주도할 수 없다. 디지털 기반의 기술융합을 거쳐 촉발된 ‘데이터 기반의 가치 창출(비즈니스 모델 혁신)’ 현상이 사회·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새롭고 다양한 비즈니스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그 생애주기 또한 이전 산업 단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변화무쌍한 산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한 기술우위 확보 경쟁을 넘어 보다 근본적이고 새로운 혁신의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른바 경영 전체의 혁신을 일컫는 ‘경영혁신(Business Innovation)’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경영혁신이란 무엇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3년 만에 개정한 오슬로 매뉴얼 제4판을 통해 기업의 제품·서비스, 공정·프로세스, 마케팅, 인사·조직 등 4개 경영 부문을 포괄한 개념으로 ‘경영혁신’의 정의를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OECD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통한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은 더는 기술혁신 추진만으로는 고객가치 창출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영 부문 간 경계 없는 전 방위적인 혁신, ‘경영혁신’의 도입이 절실한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영혁신을 통해 사양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섬유업계의 새로운 경영혁신 모델을 제시하고는 기업이 있다.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영우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 전부문의 혁신활동을 사내에서 촉진한 결과 매년 매출액 상승과 더불어, 고객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영우는 전반적으로 낙후된 섬유업계에서 자사만의 운영 프로세스 고도화를 통해 기업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경영 전반에 걸친 경영혁신을 계획하고 이와 더불어 직원을 1차 고객으로 생각하는‘행복경영’을 실천했다. 전산 전문가를 채용해 영우만의 특화된 ERP시스템인 챗봇,‘답돌이’(애플리케이션)를 개발했다. 답돌이는 고객들과 채팅을 통해 재고·주문 등 반복 업무를 먼저 처리하고, 영업사원은 답돌이가 응대하지 못하는 업무를 처리한다. 이러한 혁신활동을 통해 업무 생산성이 향상되고 이를 계기로 영우는 근로시간 단축(오후 4시 퇴근), 전 직원 연 4회 방학(각 10“12일씩 휴가) 실시 등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제도를 도입했다. 또 조직·인사혁신과 업무 프로세스의 경영혁신을 통해 직원들은 업무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신제품 개발 및 신규시장 개척 등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을 한 결과 기업 기술경쟁력도 강화되고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혁신 사례는 중소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어려운 시장환경 상황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우리 중소기업들은 기업경영에 있어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기술 개발, 연구개발의 혁신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이때, 이제는 자발적인 경영혁신이 기업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김정태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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