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급이 연봉+성과급 1억…삼성전자 두둑한 귀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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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3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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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사상최대 실적…SK하이닉스도 1700% 성과급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로비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 News1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로비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 News1

지난해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두둑한 성과급을 받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봉의 50%, SK하이닉스는 기본급 기준 1700%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들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31일 초과성과인센티브(OPI, 옛 PS)를 지급했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연간 실적이 목표를 달성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반도체 사업 임직원들은 지급기준 최대치인 연봉의 50%를 받았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당시에도 50%의 성과급을 받았던 무선사업부는 올해 연봉의 46%만 받으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 사업 임직원들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다. 반도체 사업 임직원들은 지난해 12월 최대 기본급 500% 수준의 특별보너스를 받았으며, 기본급의 100% 수준의 목표달성 장려금(TAI)도 상·하반기 2차례 받았다. 연봉 6000만원대 과장급 직원들은 이번 OPI와 특별보너스, TAI 등을 합해 성과급만 5000만원 넘게 받은 셈이다. 과장급의 경우 연봉과 성과급을 합치면 연 급여 수령액이 1억원이 넘어간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삼성전자는 연말 성과급 때문에 퇴사를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으로만 4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51%에 달해 100원어치를 팔면 절반 이상을 이익으로 남겼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내년도 성과급 규모는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5일 반도체 시장을 우려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메모리반도체 경기가)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역시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SK하이닉스도 우여곡절 끝에 기본급의 1700% 규모 성과급이 확정됐다. 지난달 31일 대표 교섭권을 가진 생산직 노동조합이 기본급 기준 1700% 수준의 성과급을 수용하면서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일단락됐다.

사측과 줄다리기를 벌이던 생산직 노조가 지난달 31일 오전 긴급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재투표를 진행했고, 투표 결과 절반 이상의 찬성표가 나왔다. 이에 사측은 성과급과 별도로 설과 추석에 50만원씩 총 100만원을 명절 선물비로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2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하이닉스 분당사무소 앞에서 직원들이 통행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40조4451억원과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신기록 수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면서 직원들에게 기준급의 17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1.24/뉴스1 © News1
2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하이닉스 분당사무소 앞에서 직원들이 통행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40조4451억원과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신기록 수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면서 직원들에게 기준급의 17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1.24/뉴스1 © News1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4일 직원들에게 연간 초과이익분배금(PS) 1000%, 특별기여금 500%, 생산성 격려금(PI) 상·하반기 100%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월 기준급의 1700%로, 연봉 기준 85%를 보너스로 받는 셈이다. 2017년 기준 연간 성과급 규모는 기본급의 1600% 수준이었다.

사측이 제시한 1700% 성과급에 생산직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서, 사측은 지난달 28일 사무직 근로자에게만 우선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 노사 간 갈등뿐만 아니라 노노 간 갈등이 우려되기도 했다. 이는 SK하이닉스의 노조가 생산직과 사무직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공장이 있는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각각 한국노총 산하 개별노조가 있다. 노조 규모는 이천 사업장 7200여명, 청주가 5000여명으로 생산직만 가입할 수 있다. 이들 2개 노조는 모두 전임자를 두고 활동하고 있지만, 이천 노조가 생산직을 대표해 사측과의 임금협상에서 교섭권을 갖고 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기대보다 성과급 규모가 적어서 아쉽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성장폭에 비해 성과급 증가폭이 낮다는 주장이다. 올해부터 IT 시장의 전반적 수요 둔화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와 같은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언제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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