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서브원 MRO사업, 홍콩계 사모펀드에 팔린다

  • 동아일보

어피너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LG그룹이 물적 분할하기로 결정한 계열사 서브원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부문을 홍콩계 사모펀드(PEF)가 인수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 서브원의 MRO 사업부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선정됐다. 매각 대상은 다음 달 1일 분할되는 MRO 회사의 지분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브원의 MRO 사업부문은 지난해 3조1989억 원의 매출을 올려 서브원 전체 매출의 59%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LG그룹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해 사업 구조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어피너티가 서브원의 MRO 사업부문 유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피너티는 2014년 오비맥주를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에 매각해 4조8000억 원의 차익을 남긴 대형 PEF다. 2016년에는 국내 최대 음원회사 ‘로엔’을 카카오에 팔아 1조2000억 원을 벌기도 했다.

LG는 지난달 19일 서브원의 MRO 사업 분할과 외부 지분 유치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어 서브원의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자 LG가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LG 관계자는 “어피너티의 인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브원의 MRO 사업부문 인수에 홍콩계 PEF 운용사가 나서면서 사업성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브원은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재로 중소기업단체들과 맺은 협약에 따라 매출 3000억 원 미만의 중소 및 중견기업에는 신규 영업을 할 수 없었다. 대기업 계열 MRO 사업부문이 대부분 그룹 내 물품 거래에 한정됐던 이유다. 어피너티가 MRO 사업부문을 인수하면 중소·중견기업을 새로운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서브원의 전체 매출 중 74.3%는 내부 거래였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LG그룹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 새로운 인수합병(M&A)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재계에서 나온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lg그룹 서브원 mro사업#홍콩계 사모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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