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發 일자리 쇼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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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숙박 등 서비스업 고용 급감… 3월 실업자 수 18년만에 최다


최저임금 인상과 부동산대책의 파장이 본격화하면서 3월 실업자 수가 1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해 일자리의 파이를 늘리는 정석 대신 공공 부문 확대와 보조금 지급이라는 임시 처방에 치중한 정부 정책의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11일 내놓은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실업자는 125만7000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12만 명 늘었다. 이 같은 실업자 수는 월별 실업자 규모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3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5%로 2001년(5.1%) 이후 17년 만에 최고였다.

임금 부담이 커지면서 민간 서비스업 분야에서 고용이 크게 위축됐다. 대형몰이나 슈퍼마켓이 포함돼 있는 도·소매업에서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9만6000명 줄었고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에서 7만7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는 10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줄었다. 대체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들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주들이 감원을 불가피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세금으로 충당하는 공공 일자리인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는 취업자 수가 15만 명 가까이 늘었다. 민간 서비스업 분야에서 줄어든 일자리를 공공 부문이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기획재정부는 2조9000억 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을 국회에서 처리하도록 총력전을 펴기로 했다. 하지만 조선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국면에서 보조금 위주의 일자리정책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예고된 지난해 7월부터 교육 숙박 음식 부문의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다”며 “중소기업 혁신을 포함한 근본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최혜령 기자
#최저임금#일자리#고용#실업자#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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