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에 실망한 소비자들, 갤럭시 S9에 지갑 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7일 03시 00분


삼성전자, 28일부터 예약판매
프리미엄 시장 애플 반사효과 기대… 일각 “올해 4000만대 팔릴것” 전망
전세계 스마트폰 수요 정체가 변수
이통사들 사전예약 할인 등 혜택

삼성전자가 28일부터 3월 8일까지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9’과 ‘갤럭시 S9+’의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한국 공식 출시일은 3월 16일이다.

전자업계에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그중에서도 프리미엄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 축소 단계에 이른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9번째 갤럭시 S 시리즈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애플이 지난해 야심 차게 내놨던 10주년 기념 ‘아이폰X’이 기대 이하의 부진한 성적을 보인 것이 큰 변수다. 최근 애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아이폰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보다 1% 떨어진 7730만 대였다. 전문가들은 지난 분기를 시작으로 올해 1분기(1∼3월)부터는 아이폰X 판매 부진 여파가 본격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월가는 1분기 아이폰 판매량 예상치를 기존 6000만 대에서 5000만 대 초반으로 내려잡았다.

결국 아이폰 신제품에 동요하지 않은 프리미엄 소비자층이 이번에 갤9 시리즈로 움직일 것인지가 관건이다. 통상 애플이 4분기부터 이듬해 1분기까지 신제품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는데 올해는 아이폰X 판매량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삼성전자가 반사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갤럭시 S9, S9+의 출시 가격은 ‘갤럭시 S9’(64GB)이 95만7000원, ‘갤럭시 S9+’(64GB)가 105만6000원이고, ‘갤럭시 S9+’의 256GB 모델이 115만5000원이다. 지난해 내놓은 64GB 용량 갤럭시 S8과 갤럭시 S8+가 각각 93만5000원, 99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가격이 최대 6만 원 이상 올라간 셈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WC 2018은 화웨이,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신규 스마트폰 공개가 없어 갤럭시 S9의 독무대가 됐다”며 “갤럭시 S9이 비교적 낮은 판매량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예상외의 판매 호조가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마냥 낙관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5.6% 줄었다. 특히 프리미엄 수요가 줄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판매량이 동반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3.5% 감소한 7400만 대를 판매했고 애플은 5% 감소한 7310만 대를 판매했다. 다만 가트너는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상당한 판매량’을 창출하고 있지만, 갤럭시 S8이 출시된 지 1년 가까이 지나면서 구매력이 떨어졌다”고 썼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S9 시리즈가 연내 4000만 대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측하며 “전작인 갤럭시 S8보다는 약간 많이 판매되겠지만 기존 히트작과 대비하면 평범한 판매량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될 전망이고 고성능 스마트폰 보급으로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를 인식해 시작부터 과감한 마케팅에 돌입한다. 사전 예약 구매 고객에게는 국내 공식 출시일보다 일주일 앞선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사전 개통을 지원하는 한편 AKG 헤드폰과 ‘덱스 패드’(스마트폰과 PC, TV 등을 연결시키는 기기) 등을 사은품으로 준다. 특히 구형 스마트폰을 반납하는 고객에겐 중고 매입 시세보다 최대 10만 원 높은 가격을 추가로 보상해 주기로 했다. 이동통신 3사도 갤럭시 S9 예약 판매를 실시하면서 카드 할인 등 100만 원 상당의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편 LG전자는 기존 V30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추가한 ‘LG V30S ThinQ’ 모델의 예약 판매를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이동통신 3사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가격은 128GB 모델이 100만 원대, 256GB 모델이 110만 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아이폰x#갤럭시 s9#스마트폰#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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