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가상통화 설명회에 800여명 몰려… “투자는 시장에 맡겨라” 정부규제 성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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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통화 실명제 도입]주최측 “한국 투자열기 상상 이상” 일부 참석자 “과열 분위기 우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호텔에서 가상통화 ‘이오스’를 개발한 해외 블록체인 회사 블록원이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다양한 연령대의 참석자 800여 명이 몰려 국내 가상통화 투자 열풍을 실감하게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호텔에서 가상통화 ‘이오스’를 개발한 해외 블록체인 회사 블록원이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다양한 연령대의 참석자 800여 명이 몰려 국내 가상통화 투자 열풍을 실감하게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13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호텔의 한 행사장엔 800여 명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자리를 찾지 못해 뒤편에 서 있는 이들도 많았다. 20대 대학생부터 자녀와 함께 온 40대, 머리가 희끗한 60대까지 참석자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곳은 가상통화 ‘이오스’를 개발한 해외 블록체인 회사 ‘블록원’이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자리였다. 개발팀이 등장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다양한 국적의 개발자가 참여한 블록원은 투자자들에게 개발 진행 상황, 향후 사업 계획 등을 설명했다. 아이돌 가수의 팬미팅 현장처럼 2시간 가까이 열린 행사 도중 투자자들은 수차례 환호를 질렀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에도 좀처럼 식지 않는 국내 가상통화의 투자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는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지만 현장을 직접 찾아 개발자 설명을 들으려는 이들이 많았다. 조은하 씨(30·여)는 “아직 어떤 가상통화에 투자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기술력이나 사업 진행 상황을 직접 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블록원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가상통화 개발자들이 수시로 설명회를 열고 있다”며 “한국의 투자 열기가 뜨겁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설명회 현장에서 만난 투자자들은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전남 순천에서 온 정모 씨(54·여)는 “투기 위험을 경고하고 수익에 세금을 물리는 건 옳지만 거래를 막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30대 투자자는 “시간이 지나면 기술력이 뛰어난 코인만 살아남는 ‘코인 구조조정’이 올 것”이라며 “시장에 맡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쉬는 시간에 투자자들끼리 블록체인 기술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강용건 씨(33)는 “주식시장으로 보면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기업이고 코인은 주식인 셈”이라며 “투자자들이 무작정 뛰어드는 게 아니라 전망과 기술을 살피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런 시장이 없다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블록체인에 투자하는 사람도 적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투자 과열을 우려하는 투자자들도 있었다. 이모 씨(40)는 “정보 없이 주변 사람의 추천만 듣고 투자하는 사람도 많이 봤다”며 “이런 설명회에 발 디딜 틈 없이 투자자들이 모여들 정도로 과열된 분위기가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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