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서 빨래하던 여인이 홀연 왕비로 변신한다. 사람들은 그제야 절세미인의 존재를 감지했고, 미녀는 호사의 극을 치닫는다. 묻혀 있을 때는 평범해 보였던 사람이 일단 ‘값’이 매겨지면 희귀한 존재가 된다. 이제 미녀는 손수 단장할 필요도 없고, 시시비비마저 총애의 그늘로 흐려진다. 신분이 바뀌어 위상이 확 달라지자 옛 친구들은 더는 같은 수레를 탈 수 없다. 서시(西施)의 변신을 부러워해 이웃 여자가 찡그림까지 따라 한들, 그게 가당키나 한가. 미모가 무슨 죄이랴. 죄가 있다면 미모에 값을 매기고 흉내를 부추기는 세상의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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