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창업, 8년새 2.5배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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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들 식당 등 ‘생계형 창업’… 작년 신설법인 3만3639곳 집계
20~30대 창업 증가율의 2배 넘어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창업 증가율이 청년 창업 증가율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에서 은퇴한 중장년층 대다수가 뚜렷한 노후 대비를 하지 않다 보니 ‘생계형 창업’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이상이 만든 신설 법인은 3만363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1만3561곳)보다 148.1% 늘어난 규모다. 반면 창업자의 나이가 만 39세 이하인 신설 법인 수는 2008년 1만5778곳에서 2016년 2만6945곳으로 7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창업한 건수는 청년층 창업보다 6694건 더 많았다.

이처럼 청년 창업보다 중장년층 창업이 더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는 직장을 그만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새로운 일자리 대신 음식점, 숙박업 등 자영업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17만4000명이 늘어 전체 자영업자 증가(19만 명)의 92%를 차지했다. 특히 50대 이상 창업 중 직원을 1명도 두지 않은 비고용 자영업자가 69%에 달했다. 2015년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1.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높았다.

박승호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음식점 등의 자영업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위험을 높이고 고용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 기능을 강화하고 컨설팅이나 교육 지원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 신설 법인에서 만 39세 이하 청년층이 만든 신설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전체 신설 법인에서 만 39세 이하인 창업자가 새로 세운 법인 비중은 31%였지만 2011년 28.7%, 2015년 27.1%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0.9%포인트 올라 28.0%로 소폭 상승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창업#신설법인#은퇴자#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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