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성상현]공정한 인사평가는 고용 안정의 초석

  • 동아일보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인간은 자존감을 먹고 사는 존재다. 조사에 의하면 자신의 능력과 성과가 중간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보는 경우가 95% 이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은 상대평가를 하고 있어 이러한 기대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인사평가는 평가받는 사람도 평가하는 사람도 모두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평가는 측정의 과학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능력과 성과를 측정해야 하므로 각종 평가 기법이 동원된다. 제대로 된 평가에 기초하여 능력과 성과에 대한 정보가 환류되지 않으면 올바른 경영이 어렵다. 개인 또한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평가를 받으면 부당한 처우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고용안정을 이루고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

 합리적인 인력 운용은 공정한 평가체계에서 시작되며, 공정한 평가체계는 채용, 보상, 교육훈련, 퇴직관리 등 일련의 인력 운용 시스템의 기본 틀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평가체계는 구슬을 꿰는 실과 같다.

 그러나 많은 중소기업이 평가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근로자는 평가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이다. 현장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마련한 것이 최근 공개된 ‘공정 인사 평가 모델’이다. 정부에서 이러한 인프라 구축과 지원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이번에 마련된 평가 모델이 평가체계의 구축과 선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모델은 현 상태 진단을 위한 도구, 업적 평가와 역량 평가 구축 방법, 바로 사용 가능한 평가 지표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나아가 평가 절차와 운영 방법 등 운영 노하우까지 담겨 있고, 평가 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양식과 기업 사례를 업종별로 제공하여 참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내용들은 모듈 형태로 구성하여 사용자 입장에서 필요한 모듈을 골라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이해를 돕기 위해 동영상 클립을 같이 제공한다. 이 모든 것은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여 웹페이지에 접속하여 활용할 수 있다.

 이 모듈이 웹페이지에 공개되어 개방형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기업, 근로자, 전문가들이 자주 활용하고, 지식 교환의 장이 되어 공정 인사 플랫폼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평가체계 구축에 근로자의 참여도 보다 활발해져 그간 공정 인사 시스템을 둘러싼 노사 간 불신도 해소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사용자의 선의의 지식 공유가 필요할 것이다.

 평가체계가 제대로 구축되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보상받고, 성과가 낮은 사람의 실적이 개선되어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근로자의 고용 안정,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 ‘공정 인사 평가 모델’이 확산되어 중소기업에 멀게만 느껴졌던 평가체계가 기업 곳곳에 녹아들어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관행이 자리 잡게 되길 바란다. 이제 중소기업도 막연히 평가가 어렵다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능력 중심 인력 운용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해 본다.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평가체계#인사평가#고용 안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