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보다 0.1%P 내려 2.8% 예측… 올해는 2.7% 유지… 기준금리 동결
“구조조정-소비침체-빅2기업 악재… 리스크 산적한데 너무 낙관적” 지적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기업 구조조정 여파 등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춘 2.8%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은 앞서 7월에 예측한 2.7%를 유지했다.
지난해(2.6%)에 이어 내년까지 3년 연속 ‘2%대 성장’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기업 구조조정 충격이 확산되고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단종 및 현대자동차 파업 등의 악재가 반영되면 올해와 내년 경제 상황이 한은의 예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요인은 물론이고 단기적 리스크 요인을 모두 고려해 성장률을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대외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과정의 불확실성, 대내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 가능성이 내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7%는 물론이고 2%대 초중반을 예상한 민간 연구기관들보다 높다. 정부만 유일하게 내년 3%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소비와 수출, 고용 등이 총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빅2’ 기업의 돌발 악재와 일부 업종의 파업 장기화 등 각종 불안 요인이 불거진 것을 감안하면 한은과 정부의 전망치가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총재는 이날 4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서는 “가계부채가 여전히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 안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내년 2.8%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실상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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