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도 국경절 연휴(10월 1∼7일) 기간에 한국을 다녀간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 등의 중국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9월 30일∼10월 8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전체 승객은 146만4488명이었다. 이 중 중국인 입국자는 2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만 명에 비해 19% 증가한 것이다.
공항공사 측은 “국경절 연휴 기간에 중국인의 이용이 증가한 것이 공항 이용객 증가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몰려든 중국인 관광객들로 백화점, 면세점들의 중국인 상대 매출은 지난해보다 많게는 40% 이상 늘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은 9월 29일∼10월 6일 중국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현대백화점의 중국인 매출도 35.3% 증가했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강남구 테헤란로 무역센터점의 중국인 매출은 68.7%나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중국인 매출 신장률은 44.3%였다. 중구 남대문로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1∼6일 중국인 매출이 전년보다 30% 늘어났다.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면세점 서울점도 9월 29일∼10월 6일 중국인들이 구매한 금액이 18% 증가했다.
한국에 온 중국인 관광객들은 연휴 기간에 서울 명동과 제주 등 주요 관광지를 가득 메웠다. 주말 동안 백화점과 면세점이 몰린 서울 명동 일대는 중국인들로 붐볐다. 개별 여행으로 한국에 와 명동을 찾은 팡마오마오 씨는 “이렇게 중국인이 많을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팡 씨는 사드 논란이 한국 여행에 영향을 미쳤는지 묻자 “한국과 중국은 원래부터 이웃이고 친한 나라인데 오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팡 씨처럼 개별 관광객인 샤오웬 씨는 “한국 여행을 간다고 하자 최근 외교적 갈등 때문에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이 있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다들 친절하고 관광지 분위기도 좋았다”고 말했다.
중국인 전체로 봐도 국경절 연휴 동안 한국은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였다. 9일 중국에서 관광산업을 담당하는 국가여유국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동안 해외로 여행을 떠난 중국인은 140만 명에 이르렀다. 이는 작년보다 11.9% 증가한 것이다.
방문 국가별로 봤을 때 한국을 찾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고 국가여유국은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놓고 한국과 경쟁하는 일본이 뒤를 이었고 러시아가 세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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