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감동경영]‘기업가정신’의 부활로 저성장시대 탈출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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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업가센터장·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글로벌 시장의 둔화, 저출산, 고령화, 내수침체 등으로 최근 국내 경제가 심상치 않다. 국민의 80% 이상이 최근 경제 상황을 ‘일시적인 경기침체’가 아니라 ‘구조적인 장기 불황’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설상가상으로 청년실업률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런 난국을 타개할 방책으로 우리 민족의 DNA라 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의 회복’을 제안한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혁신적이고 진취적 정신이다. 다르게 말하면 야성(野性)과 도전, 실용이 기업가정신의 핵심 DNA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가정신 실천자로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한강의 기적’을 일구며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던 고 이병철 회장과 고 정주영 회장을 들 수 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실천하는 경영자’를 통해 이 두 기업가를 배출한 ‘한국’을 기업가정신의 최고 실천국으로 손꼽았다.  그러나 요즘 피터 드러커가 극찬했던 기업가정신의 나라, 한국의 모습은 과연 어떤가. 수치만 보아도 경제는 몇 년째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으며, 심지어 세계 경제의 평균성장률조차 하회하고 있다. 더 심각한 점은 우리나라가 ‘미래’와 ‘세계’에 집중하지 않고 자꾸만 ‘과거’와 ‘폐쇄’로 향하고 있어 우리의 자랑거리인 ‘기업가정신’이 국민들의 가슴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통계자료는 기업가정신 부족의 심각성을 더욱 입증해주고 있다. 청년 구직자 65만2000명 중 기업체 취업 준비 청년은 14만 명인 데 비해 공무원 준비생은 무려 25만6000명(39.3%)이라는 수치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이는 대한민국 사회가 도전과 혁신을 버리고 성장 없는 안정의 길을 택하고 있다는 걸 암시한다. 이러한 기업가정신의 쇠퇴는 한국 경제의 성장판을 닫아 매년 선진국 문턱에서만 맴돌다 주저앉고 마는 현상을 초래했다. 그러나 지금이야 말로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한국인의 성공 DNA인 기업가정신, 즉 ‘캔두이즘(candoism)’을 부활시켜야할 때이다. 기업가정신 부활을 위해 가장 급선무는 기업가정신 교육이다. 무엇보다 서울대, KAIST, 영남대 등 주요 9개 대학에 설치된 ‘기업가센터’를 지금부터라도 전 대학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하루빨리 초등학교부터 기업가정신 교육을 의무화시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2006년 오슬로 어젠다 발표 이후 초·중·고교부터 기업가정신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둘째, 창업을 통한 기업가정신의 회복이다. 높아만 가는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해 ‘헬조선’을 외치고 살아가는 오늘날의 청년들에게 기업가정신 함양을 통한 제대로 된 창업가로의 변신을 제안한다. 과거에는 창업에 있어 동업은 금기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자들의 협업을 통한 공동창업의 성공사례가 속속히 나타나고 있다.  셋째, 제대로 된 창업생태계의 조성이 시급하다.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으면 인력 공급과 금융 및 다양한 기업지원정책으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튼튼한 창업생태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기존의 산업경제구조가 바뀌고 있는 이때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하여 창업을 하는 것이 고용과 경제성장의 핵심이므로 정부나 대기업에서도 건강한 창업생태계 조성과 지원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용인할 줄 아는 사회, 즉 창업문화가 필요하다. 최근 많은 청년들이 창업실패로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혀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반해 이르판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실패하는 다수의 스타트 업(start-up)들은 창업생태계를 비옥하게 하는 비료와 같은 존재”라고 말하였다. 이는 최선을 다했지만 부득이하게 겪게 되는 실패를 용인하고 오히려 의미있는 성장과정으로 봐주는 창업문화의 조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재훈#영남대#기업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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