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 현장교육 필수… 구인난 中企 숨통 터줘

  • 동아일보

‘中企특성화高’ 육성사업 호평

창원기계공고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로봇을 시험 작동하며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로봇 동아리 등 10개의 전공 동아리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고 기업에 맞는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제공
창원기계공고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로봇을 시험 작동하며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로봇 동아리 등 10개의 전공 동아리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고 기업에 맞는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제공
대전 유성구의 대전공업고 3학년 학생 350여 명 중 110명은 ‘취업맞춤반’에 속해 있다. 취업맞춤반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익히고 자격증 시험 준비를 한다. 이 학교에 따르면 취업맞춤반 학생들의 취업률은 90%가 넘는다.

대전공고는 해마다 4월 학교 강당에서 ‘우수중소기업 취업박람회’를 연다. 학생들은 전국 40∼50개 중소기업 정보를 취업박람회에서 살펴본 뒤 취업하고 싶은 곳을 고른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은 기업 관계자들 앞에서 즉석 면접을 보기도 한다. 박람회에서 채용이 결정된 학생들은 취업맞춤반에 들어가 기업에서 원하는 기술을 140여 시간에 걸쳐 체계적으로 배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기술 교육을 받은 인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적응을 잘하지 못하고 조기에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맞춤반에서 미리 교육과 적응 훈련을 충분히 받은 이 학교 학생들은 퇴사율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민경윤 대전공고 직업교육부장은 “각 기업이 원하는 기술들을 취합한 뒤 소규모 그룹을 꾸려 교육을 진행한다”며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3학년 유현봉 군은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지식을 미리 습득해 자신감이 생겼다”며 “자동화 기술이 결합된 제조 분야 전문가로서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군은 현재 운반하역기기 전문 제조업체인 대산이노텍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창원기계공업고도 2008년 중소기업특성화고로 선정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로봇 동아리 등 10개의 전공 동아리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며 주도적인 학습을 유도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전공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직무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학교 취업률은 올해 1월 기준 86%에 달한다.

중소기업청은 올해 306억 원의 예산으로 전국 181개 특성화고등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전국 469개 특성화고 중 39%에 달하는 규모로 정부부처형 인력지원사업 중 가장 많은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은 단편적인 취업 지원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인력 수급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사업이다. 중기청은 취업맞춤반 외에도 중소기업 수요를 반영한 기업 현장교육 등 9개 핵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중소기업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은 사업 초기 20%대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취업률을 지난해 말 기준 63%까지 끌어올렸고 5년간 중소기업 현장기능인력 52만7000여 명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기청 관계자는 “지원학교에 선정되면 특성화 교과과정 개발 등을 위해 학교당 평균 1억70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대전공업고#중소특성화고#창원기계공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