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효과? 비율 높은 종목 10개중 8개 주가 떨어져

  • 동아일보

공시 첫날 414건 분석해보니
외국인이 97%… 기관 3% 차지, OCI-셀트리온 가장 많이 몰려

공매도 현황이 처음 공개된 뒤 열린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많이 몰린 종목들의 주가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외국계 증권사가 공매도를 주도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외국계 투자가의 공매도 공세에 대한 개미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드러난 코스피 시장의 공매도 비율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8개 종목의 주가가 이날 떨어졌다. 코스닥에선 7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잔액이 전체 발행주식의 11.92%로 가장 높은 화학업체 OCI의 주가는 전날보다 3.06% 하락했다. 공매도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감이 극심했던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공매도 비율 9.35%)은 3.69%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1.85%, 코스닥은 1.04% 각각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하락하는 가운데 공매도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공매도가 많이 몰린 일부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주가 하락은 전체 주식시장의 약세에 따른 현상일 뿐이며, 공매도와 주가 하락의 상관관계를 살피려면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OCI와 호텔신라 등 공매도가 많이 이뤄진 종목에서는 외국인이 오히려 매도를 많이 해 공매도 이후 외국인이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는 전망과 상반된다”면서 “일주일은 더 지켜봐야 공매도에 따른 주가 영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거래소가 내놓은 공매도 공시에 따르면 전체 414건의 공매도 공시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가 400건(96.6%)에 이른다. 외국계 투자은행인인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 PLC가 총 248건(59.9%)을 공매도해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증권사는 14건(3.4%)의 공매도를 공시했다. 공시 대상에 개인투자자는 없었다. 이날 공시된 내용은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각 회사의 주식 발행 총량 가운데 0.5% 이상을 지난달 30일 공매도한 투자가의 공매도 현황이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공시 제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공매도 공시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투자 축소가 전반적인 시장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부담만 늘고, 실제 개인투자자가 공매도의 구체적인 금액을 확인할 수 없어 정보 활용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공매도#셀트리온#o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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