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42달러 연중최고

  • 동아일보

러시아-사우디 동결 합의… 두달새 61% 올라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 동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42달러를 넘어 연중 최고치를 보였다. 국제유가가 향후 40달러 선에서 안정된다면 연초부터 계속된 산유국 등 신흥시장의 금융 불안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4.48% 오른 배럴당 42.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고치로 올해 최저점(2월 11일)보다 61%가량 올랐다. 북해산 브렌트유(배럴당 44.69달러)와 두바이유(배럴당 39.03달러)도 연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날 글로벌 증시도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줄줄이 올랐다. 이날 국제유가의 움직임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17일 열릴 카타르 도하 회의에서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 보도가 나온 게 영향을 미쳤다.


▼ 油價 40달러대 안정땐 국내 산업에 긍정적 ▼


그간 사우디는 이란의 참여 없이는 산유량을 동결하기 어렵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날 보도로 이란의 동참 여부와 관계없이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미국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이 56만 배럴 줄어든 804만 배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선물분석회사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빌 플린 애널리스트는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도하 회의)는 원유시장에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생산량 감소까지 더해지면 (유가가) 새로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국제 원유 시장이 초(超)저유가의 수렁에서 탈출해 추세적 상승세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회의에서 동결 합의가 도출돼도 세계적인 원유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 없다”며 올 2분기(4∼6월) 평균 유가를 배럴당 35달러로 예측했다. 나중혁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가 장기적으로 배럴당 30∼50달러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유가가 안정된다면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저유가의 충격이 심했던 정유, 철강, 화학 등의 산업이 수출단가의 회복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가 급격하게 오르면 물가를 자극하는 등 부정적 효과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러나 배럴당 40달러대에 머물면 원유 수요도 유지될 수 있고, 중동 산유국의 경기 개선으로 국내 수주산업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국제유가#원유생산량#산유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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