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뛰는 한국기업]스페인-터키 거점으로 유럽시장 공략 박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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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중국 후베이 성 우한에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SK그룹은 어려운 경제 환경을 글로벌 신시장 개척을 통해 돌파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중국 후베이 성 우한에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SK그룹은 어려운 경제 환경을 글로벌 신시장 개척을 통해 돌파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 경영진은 연초부터 북미, 유럽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공략 분야도 당초 그룹의 주특기였던 자원 개발과 에너지·화학, 정보통신기술(ICT)에서 온라인 상거래, 소재·화학 산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내외 공장 및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현장경영을 강화하면서 신규 시장 공략의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 SK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글로벌 신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유럽 최대 윤활기유 공장으로 시장 공략


SK는 최근 스페인과 터키를 중심으로 한 유럽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에너지·화학제품을 기반으로, 터키에서는 ‘유럽 인사이더’ 전략을 펼치고 있다. SK는 스페인 최대 정유사인 렙솔과 합작해 세운 유럽 최대 윤활기유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윤활유 메이저 업체에 판매하고 있다. 렙솔과의 합작으로 SK는 세계 최대 고급 윤활기유 수요처인 유럽에 윤활기유를 생산 및 공급하는 교두보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렙솔과 합작한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번 사업은 두 회사 간 협력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석유, 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스페인 방문에 이어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잇달아 방문해 에너지와 반도체 사업기회를 탐색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세계적인 반도체장비업체인 ‘ASML’사를 찾아 반도체 제조용 노광 장비 시설을 둘러봤다. 스위스에서는 세계 3위 원유·석유 트레이딩 회사인 ‘트라피규라’사의 클로드 도팽 회장 등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터키 주요 그룹과 다각적 협력

터키에서는 도우쉬그룹과 협력하면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도우쉬그룹은 터키 재계 서열 4위 안에 드는 종합 그룹이다. 최 회장은 2012년 터키를 방문해 페리트 샤헨크 도우쉬그룹 회장을 만나 1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통신과 에너지, 인프라 조성 등에 투자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후 SK와 도우쉬는 터키에서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도우쉬는 금융, 자동차, 건설, 미디어, 에너지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어 SK의 ICT와 에너지, 화학기술과 결합하면 더 큰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 해저터널 부분 공사를 지난해 8월 완공했다. SK 관계자는 “터키는 중동과 유럽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여서 터키에서의 사업 성공은 두 대륙에 대한 사업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북미 자원 개발로 미래 먹거리 발굴

북미에서는 자원 개발이 한창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미국 오클라호마, 텍사스에 소재한 셰일 광구 2곳을 인수해 셰일 혁명의 본거지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기업 중 셰일가스와 오일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인근 지역으로 생산광구를 확대해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진화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SK E&S는 북미에서 셰일가스 직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4년 북미 현지에 손자회사인 ‘듀블레인에너지’를 설립하고 미국 콘티넨털리소스가 보유한 우드퍼드 셰일가스전 지분 49.9%를 인수했다. 두 회사는 인수계약을 통해 우드퍼드 가스전 개발과 생산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SK E&S는 지분에 따라 매장량 중 3800만 t을 확보할 수 있다. 2013년 국내 천연가스 총 수입량과 비슷한 규모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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