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株 투기 차단… 10만주 미만이면 거래 스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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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제2 코데즈컴바인 사태 방지 대책 마련

한국거래소가 제2의 ‘코데즈컴바인 사태’를 막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앞으로 유통 주식이 10만 주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유통 주식 비율이 기준에 못 미치면 거래가 정지된다. 주가가 단기 급등한 종목을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는 절차도 간소화된다.

거래소는 22일 ‘품절주(유통되는 주식이 많지 않아 적은 거래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주식) 현상’을 막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시장관리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유통 주식이 적은 코스닥 상장사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뚜렷한 이유 없이 급등하며 코스닥지수까지 뒤흔들자 내놓은 대책이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종목은 유통 주식 수 10만 주 미만이거나 유통 주식 비율이 전체 발행 주식의 1% 미만일 때 매매가 정지된다. 코스닥 종목은 유통 주식 수 10만 주 미만, 유통 주식 비율 2% 이하인 종목에 이 규정이 적용된다. 매매 거래 정지가 해제되려면 유통 주식 수가 30만 주를 넘거나 유통 주식 비율이 일정 기준(유가증권시장은 3%, 코스닥시장은 5%)을 넘어야 한다.

다만 품절주 논란을 불러온 코데즈컴바인은 지난해 말 감자를 거치며 주식 수가 변경 상장됐기 때문에 매매 정지 대상에서 빠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식 수 변경 시점을 기준으로 만든 조치이기 때문에 코데즈컴바인 등 기존 회사들에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번 조치로 매매 거래가 정지되는 종목은 현재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거래소는 장기 거래 정지된 종목의 거래가 재개될 때 보호예수 지분과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실제 유통 주식 수에 대한 정보를 별도로 제공할 방침이다.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는 지난달 말 2만2900원에서 이달 15일 15만1100원까지 오르는 등 보름 만에 약 560% 넘게 폭등했다. 주가가 급등하며 한때 시가총액이 6조 원을 넘어 셀트리온, 카카오에 이어 코스닥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 결과 코스닥지수까지 들썩거렸다. 하지만 2012년부터 4년째 적자를 낸 이 회사의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이유가 알려지지 않아 시장의 혼란을 키웠다.

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현재 투기세력이 품절주 현상을 이용해 코데즈컴바인 주가를 조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의심스러운 외국계 증권사의 일부 계좌를 살펴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조만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조사 결과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주가가 단기에 급등하는 종목을 관리하기 위해 단기 과열 종목 지정 제도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현재 주가상승률, 거래회전율, 주가변동성 3개 기준이 동시에 충족될 때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는데 다음 달부터 이 중 1개 조건만 해당해도 지정할 수 있게 된다. 지정 절차도 3단계(확인→예고→지정)에서 2단계(확인 및 예고→지정)로 단축된다. 지정 후 30분 단위로 단일가 매매를 하는 기간도 3일에서 10일로 확대한다. 또 투자위험 종목 지정 요건을 현재 ‘5일 이내 60% 이상 상승’에서 ‘3일 이내 일정 비율’로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지수 산출 방식 변경 방안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수 편입 종목을 수시로 바꾸면 오히려 투자자 혼란만 커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이날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거래소의 조사 소식과 시장관리 대책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15.91% 하락한 7만61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조8798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유가증권시장 가구업체 팀스(―14.75%) 등 품절주로 지목된 종목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거래소#코데즈컴바인#품절주#투기차단#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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