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업구조재편에 윤주화 사장 역할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안 2012년에 마련?
‘믿을 사람’ 미리 보내 준비한듯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26일 합병을 발표한 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62·사진)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완제품(DMC)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출신인 윤 사장이 2012년 12월 제일모직으로 옮긴 뒤 그룹 승계 작업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 계열사 간 인수합병이 잇달아 진행됐기 때문이다.

윤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제일모직으로 옮길 당시 그룹 안팎에서는 삼성전자 경영시스템을 제일모직으로 이식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그는 제일모직 재고관리 시스템 등을 삼성전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일부 실적이 부진한 패션브랜드도 구조조정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작업은 제일모직의 사업 분할이었다.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는 2013년 12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한 뒤 지난해 12월 상장했다. 지난해 7월에는 삼성SDI가 남아 있던 소재부문을 합병했다.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은 미래전략실 등에서 큰 판을 짜지만 현장에서 기업을 이끌고 있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의 호흡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재계에서는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7)이 최대주주(23.2%)인 제일모직이 승계를 위한 핵심적인 회사이기 때문에 미리 ‘믿을 만한’ 사람을 앉혀 두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감사팀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친 윤 사장은 제일모직으로 옮긴 뒤에는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42·당시 부사장)을 지근거리에서 챙겼다. 2013년 12월부터는 제일모직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5)과도 함께 일했다.

한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7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 전 ‘합병법인 삼성물산’을 이끌 새로운 경영진을 내정할 예정이다. 현재 제일모직에는 사장으로 윤 사장과 이부진, 이서현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등 4명이 있다. 삼성물산은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과 김신 상사부문 사장 등 2명이 있어 이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이재용#윤주화#합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