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한은 물가 예측력 떨어져…통화정책, 물가 추이 못따라가”

한국은행의 국내 통화정책이 물가 추이를 따라가지 못해 예측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저성장 저물가 시기의 우리나라 통화정책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장기간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범위 하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정책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중기 물가안정목표(2013~2015년)는 2.5%에서 3.5%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2012년 6월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4개월째 목표범위의 하한선을 밑돌고 있는가하면 지난해 11월부터는 0%대로 낮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실제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범위를 벗어날 경우 중앙은행 총재가 공개편지로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는 법이 마련돼 있기도 하다. 또 보고서는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는 상한(3.5%)과 하한(2.5%)의 차이가 1%에 불과한데, 같은 제도를 운영하는 30여개국 대부분 중간값을 기준으로 상하 1% 범위로 설정해 상한과 하한이 2% 차이가 난다”며 “물가안정목표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