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합병 의결…매출 21조 거대 철강사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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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한다. 5월 28일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7월 1일까지 합병이 마무리되면 지난해 기준 자산 규모 31조 원, 매출 21조 원의 거대 철강사가 탄생한다.

현대제철와 현대하이스코는 8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하이스코 합병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합병 비율은 1대 0.8577이다. 현대제철이 신주를 발행해 현대하이스코 주식 1주당 현대제철 주식 0.8577주를 현대하이스코 주주에게 교부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간 합병은 오랜 시간 논의돼 왔다. 현대제철은 이미 2013년 12월 현대하이스코 매출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냉연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이때 현대제철은 쇳물부터 열연·냉연강판까지의 생산공정을 일원화했다. 이전까지는 현대제철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열연강판을 만들고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해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제조하는 이원화된 구조였다. 이후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의 나머지 사업 부문도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에 남아 있는 강관과 자동차 경량화 사업까지 사업을 다각화하게 된다. 특히 현대하이스코가 총 9개국(미국 중국 인도 등)에 갖고 있는 13개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를 흡수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의 기술과 품질 관리 능력을 강화하고 해외 자동차 강판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도 의미가 깊다. 정 회장은 1996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제철사업 진출 의지를 밝혔다. 이후 2006년 고로제철소 설립인가를 받으며 일관제철소의 꿈을 키워왔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자동차부품 소재 전문기업인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며 ‘쇳물에서 자동차까지’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번 합병으로 해외영업까지 확대하며 현대차그룹의 소재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전망이다. 정 회장은 평소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경쟁하려면 소재의 품질까지 향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합병되면 국내 철강업계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현대제철은 매출 16조7623억 원, 영업이익 1조4911억 원을 달성했다. 현대하이스코는 매출 4조2143억 원, 영업이익 3515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합병 법인의 매출은 20조9766억 원, 영업이익은 1조8426억 원에 이른다. 자산규모는 31조4752억 원이다.

업계 1위 포스코와의 격차는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포스코의 연결 기준 매출은 65조984억 원, 영업이익은 3조2135억 원, 총 자산은 85조2521억 원이었다. 현대제철은 합병으로 현대하이스코의 SSC를 통해 포스코에 비해 뒤쳐진 해외 판매처를 직접 거느리게 된다. SSC는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매출의 67.4%를 차지한다.

합병 뒤 현대제출은 매출 기준 글로벌 철강회사 10위권 안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은 2013년 9월 3고로 완성으로 조강생산능력(연산 2400만 t) 기준으로 글로벌 11위였다. 합병 뒤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능력은 3000만 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각각 지급해야 할 금액이 5000억 원(발행주식수의 6%), 2000억 원(13.8%)를 초과하는 경우엔 합병계약을 해제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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