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메디컬 화장품 출사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메디컬 뷰티가 신성장동력”… 서경배 회장 경영비전 반영
태평약제약→에스트라 사명변경… 2020년 아시아시장 1위 야심

‘케토톱을 만들던 태평양제약은 잊어주세요. 이제 화장품회사 에스트라입니다.’

중국 사업 성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업계의 블루오션인 ‘메디컬 화장품’(병원이나 약국에서 파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도 본격 출사표를 냈다. 자회사인 태평양제약은 2013년 제약부문을 털어내고 지난달엔 사명까지 ‘에스트라’로 바꾸면서 메디컬 화장품 회사로 탈바꿈했다.

6일 아모레퍼시픽은 “메디컬 화장품 제조 계열사인 ‘에스트라’의 해외 진출을 통해 2020년까지 아시아 메디컬 화장품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이 제약 사업을 접고 태평양제약의 효자상품인 관절염 치료제 ‘케토톱’을 포기하면서까지 화장품 업체로 정체성을 바꾼 이유는 메디컬 화장품 시장의 성장 잠재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통 메디컬 화장품이라고 통칭하는 병원, 약국 판매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으로 약 5000억 원으로, 주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브랜드가 대다수다. 국내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4% 수준에 불과하지만, 아토피 등 예민한 피부를 위한 기능성 화장품을 찾는 이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태평양제약의 과감한 변신은 태평양제약 사장을 지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사진)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서 회장은 1992년 태평양제약 사장 때부터 ‘여성건강을 위한 전문 의약품 생산업체’로 태평양제약의 성격과 사업방향을 새롭게 제시했다. 2011년에는 “메디컬 뷰티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태평양제약 내에 메디컬뷰티사업부를 신설했다. 이후에도 서 회장은 “사회 변화에 맞춰 메디컬 뷰티라는 가능성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꾸준히 메디컬 화장품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태평양제약은 2012년 메디컬 화장품 브랜드 ‘에스트라’를 론칭했다. 태평양제약과 아모레퍼시픽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피부에 최적화된 3가지 제품 라인을 출시했다. 2013년 12월 한독제약에 제약사업 부문을 양도한 이후 태평양제약의 2014년 매출액은 1254억 원에서 791억 원으로 급감했지만, 메디컬 화장품 매출은 오히려 15%가량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까지 아시아 병원 화장품 점유율 1위를 차지해 ‘메디컬 뷰티 아시아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의 히트 상품을 4개 이상 육성한다는 목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에스트라로 사명을 바꾸고 제약사에서 화장품 제조업체로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린 만큼 신제품을 론칭하고, 중국 등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 올해를 메디컬 뷰티사업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아모레퍼시픽#메디컬 화장품#출사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