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1∼6월)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kt렌탈 인수전에서 황창규 KT 회장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 렌털업계에서는 황 회장이 매각에 따른 이익 극대화에 초점을 둘지, kt렌탈 직원들의 고용안정성과 관련 산업 생태계의 활성화까지 고려한 결정을 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렌탈의 렌터카 브랜드인 kt금호렌터카는 시장 점유율 26.4%(지난해 9월 말 기준)의 업계 1위로 2010년 5809억 원에서 지난해 1조439억 원(전망치)으로 매출이 급성장했다. 그러나 황 회장이 통신사업에 주력하기로 하면서 KT캐피탈과 함께 매물로 나왔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뤄진 kt렌탈 본입찰에서 SK네트웍스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8000억∼9000억 원대의 가격을 써내면서 ‘2파전’ 양상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렌터카 중심의 카라이프(Car life) 사업을 회사의 미래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롯데그룹, 한국타이어 컨소시엄, MBK파트너스-IMM PE 컨소시엄, 중견기업인 에스에프에이가 참여했다.
입찰전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재매각을 통해 단기차익을 노리는 외국계 사모펀드(PEF)가 회사의 가치를 손상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측은 본입찰에서 제시한 금액의 약 70%를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과 현대증권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kt렌탈을 인수하면 kt렌탈은 이 차입금을 떠안게 된다. 차입금 조달을 위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피인수 회사와 합병해 부채를 이전하는 것이 PEF의 일반적인 M&A 방식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과도한 차입을 통해 인수하더라도 결국 kt렌탈의 재무부담이 증가하면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성장성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매각주간사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kt렌탈의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을 2일 황 회장에게 제안한 것도 논란거리다. 프로그레시브 딜이란 입찰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후보자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면 인수자가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투자업계에서는 kt렌탈의 가격이 최대 8000억 원대 중후반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가격 경쟁이 붙으면 1조 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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