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부총리 “구속 기업인 사면論 전적 공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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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부진으로 경제회복 지연돼”… 黃법무 이어 여권내 관용론 주목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25일 “구속된 대기업 총수들이 경제 살리기에 헌신한다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속 상태인 기업인에 대한 가석방이나 사면복권 등에 대해 정부 안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인이 죄를 저지르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하지만 기업인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엄하게 법 집행을 하는 것은 경제 살리기 관점에서 도움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투자 부진으로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법무부 장관이 그런 지적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요 기업인이 구속 상태에 있으면 아무래도 투자 활성화에 장애가 된다”고 덧붙였다.

황 장관은 최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인이라고 가석방이 안 되는 건 아니다”라며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되면 일부러 (기업인에 대한 가석방 등을) 차단할 필요는 없지 않나. 그런 검토를 심도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최 부총리는 정부가 돈만 풀고 구조적 개혁을 외면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실제로는 경제구조 개혁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일단 다음 달에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기준금리와 관련된 질문에는 “지금까지 충분히 말했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수감 중인 재계 총수에 관심 쏠려 ▼

황 장관과 최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김종석 홍익대 교수(경영학)는 “과거 죄를 지은 기업인들이 잦은 사면을 받으면서 ‘특혜’를 받는 인상을 얻게 된 것이 최근 기업인 경제사범들에게 역풍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저명한 기업인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장관과 최 부총리의 발언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수감 중인 재계 총수들에게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월 31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된 뒤 1년 8개월 가량 수감 중이다. 대기업 총수 가운데는 최장 기간 수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부회장도 3년 6개월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 역시 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형 확정은 안됐지만 재판 계류 중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강덕수 STX 회장은 현재 구속된 상태다.

조세포탈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2일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없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신장이식 수술 후유증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이 고려돼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 / 주성원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구속 기업인#경제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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