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부지 인수전, 현대車‘총력’vs 삼성‘신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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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 3조3346억… 9월 18일 낙찰
강남 마지막 노른자위로 큰 관심… 현대차 “서울 랜드마크 만들것” 의욕
삼성, 서초사옥 있어 상대적 여유… 美-中기업 컨소시엄 구성땐 ‘복병’

서울 최고의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전력 본사 터의 새 주인이 다음 달 18일 정해진다. 입지와 규모 면에서 서울에서 다시 나오기 힘든 땅이어서 희소가치가 있고 향후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와 함께 국제업무, 전시, 관광 복합지구로 개발될 예정이라 누구 품에 안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전은 29일 본사 터 7만9342m²에 대한 입찰 공고를 자산관리공사의 공매 홈페이지 온비드에 게시하고 본격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 매각가격 3조 원대 중반 넘을 듯

한전 측은 본사 터를 내놓으면서 3조3346억 원의 감정가를 매겼다. 지난해 말 기준 공시지가(1조4837억 원)의 갑절 이상 규모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올해 말 개통 예정)이 가깝고 코엑스, 잠실운동장 등이 근처에 있다. 면적이 축구장 12개를 합친 규모에 이를 정도로 넓어 개발 여지가 많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매각은 이사회가 7월 결정한 대로 일반경쟁 입찰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찰 자격은 개인, 법인, 컨소시엄 등 제한이 없지만 외국인, 외국 기업은 한국 기업이 대표인 컨소시엄에 지분 50% 미만으로만 참여가 가능하다. 한전 측은 다음 달 17일 오후 4시에 입찰을 마감한 뒤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을 18일 낙찰자로 지정한다.

한전 측은 4조 원 안팎의 매각대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인수자에게 한전 터의 40%가량을 기부받아 공공시설로 활용할 방침을 내비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올 11월 전남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현재의 본사를 매각해 부채 감축 등에 나설 방침이다. 10월에 경북 김천시로 본사를 옮기는 한국도로공사도 이날 감정가 3377억 원의 경기 성남시 본사 터 매각 2차 공고를 냈다.

○ 현대차, 참여 공식 선언… 삼성 “검토후 결정”


인수 후보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서초구 헌릉로 사옥의 수용인원이 약 5000명에 불과하고 주요 계열사들이 흩어져 있어 신사옥 건립이 숙원사업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매각 공고가 나오자 “한전 터가 갖는 상징성과 공공성을 감안해 글로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사옥과 자동차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한류체험공간 등을 건설해 서울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며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현대차 측은 이곳에 자동차 관련 국제행사 등을 유치해 10만 명 이상의 외국인과 관광객을 끌어모아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신중한 태도다. 삼성은 “공고 내용을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한전 터에 관심이 있고, 다양한 상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대차그룹처럼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은 이미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신사옥을 마련한 상황이어서 현대차그룹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곳이 주인이 되는 경쟁입찰 방식의 특성상 의외의 다크호스가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뤼디(綠地)그룹,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그룹인 샌즈그룹 등이 국내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이세형 기자
#한전부지#삼성#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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