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수박 제치고 여름 ‘과일여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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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덕에 풍년… 값폭락에 농가 울상
유통업체들 대대적 소비촉진 행사

올여름 풍년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덕에 복숭아가 ‘전통의 강자’ 수박을 제치고 여름 과일 판매 1위로 올라섰다.

13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복숭아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21만5000t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일조량이 풍부했고 태풍 등 자연 재해 피해도 적었던 데다 병해충 피해도 예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복숭아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8월 현재 복숭아 한 박스(4.5kg 기준) 가격은 2만 원으로 예년(3만 원)보다 약 33% 떨어졌다.

가격 하락은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8월 1∼11일 과일 판매 순위에서 복숭아는 통계집계 후 처음으로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1위를 지키던 수박의 순위는 2위로 내려갔다.

특히 올해에는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높아 당도가 높아지는 등 복숭아 맛도 좋아졌다는 평가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복숭아 농가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복숭아 당도가 높아졌다고 답한 농가가 전체의 64.2%나 됐다.

이마트의 이현규 복숭아 바이어는 “올여름 날씨가 예년보다 선선하고 열대야가 적어 수박 같은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과일보다 달콤한 복숭아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체들은 복숭아 가격 하락으로 시름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한 판매 행사를 연다. 이마트는 14일부터 일주일간 여러 가지 복숭아 300만 개 이상을 선보이는 ‘복숭아 대전’을 연다. 10∼12개들이를 기준으로 백도는 1만4800원에, 아삭 복숭아는 1만2800원에 판다. 천도복숭아(20개들이 기준) 가격은 6480원이다. 이는 평소 시세보다 20∼30% 싼 가격이다.

농협중앙회도 14일부터 17일까지 전국의 농협 판매장에서 복숭아(4.5kg 1박스)를 기존 가격보다 2000원 할인해 판매한다. 이는 농협중앙회가 CJ라이온과 무궁화, 샘표식품, 풀무원식품, 유한양행, 헨켈홈케어코리아 등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할인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는 “복숭아 판매를 늘려 농가를 돕고 소비자에게는 복숭아를 더 싸게 공급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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