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비자원 ‘자동차 불만’ 통계, 알고보니 황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3년전 회사명 바뀐 한국GM을 지엠대우로 표기하고 자료 집계
쉐보레 불만건수는 누락 의혹… BMW도 ‘비엠더블유’로 검색 조사
소비자원 “업체 이름 변경 몰랐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해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실이 최근 공개한 ‘자동차 브랜드별 소비자 불만 현황’ 자료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은 쓰지 않는 회사명으로 조사하는 등 자료 자체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동아일보가 소비자원이 신 의원에게 제공한 자료를 살펴본 결과 한국GM이 ‘지엠대우’로 표기돼 있었다. 지엠대우는 2011년에 업체 이름을 한국GM으로 변경한 바 있다. 소비자원이 2012∼2014년 2분기(4∼6월)까지 소비자 불만 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수년 전 바뀐 업체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자료를 작성한 소비자원 측 담당자는 “업체 이름이 바뀌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자료를 만들면서 소비자 불만 사례가 접수된 자사의 데이터베이스(DB)에서 ‘지엠대우’ 등 업체 이름이나 브랜드명을 입력해 나온 결과를 집계했다. 이 때문에 “현재 이름인 한국GM이나 브랜드명인 ‘쉐보레’로 접수된 소비자 민원이 집계에서 빠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GM의 소비자 상담전화 건수가 345건인 데 비해 쌍용차의 상담 건수는 1052건으로 3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GM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15만1040대로 쌍용차의 내수 판매량(6만3970대)의 2배가 훌쩍 넘는다.

수입차 업계 관련 통계에도 부실한 부분이 있었다. 소비자원 측은 수입차 브랜드를 분류하면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를 각각의 브랜드로 나눴다. 아우디는 폴크스바겐그룹의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한국에서는 법인은 같지만 완전히 별도의 판매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 가지 브랜드를 각각 넣어 검색했을 경우 중복 집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3만5000여 대를 판매한 수입차 업계 1등인 BMW는 영문 표기 대신 ‘비엠더블유’로 검색해 조사했다. 조사 기간에 이 회사의 상담 건수는 144건으로 지난해 판매량이 4650대에 그친 크라이슬러(444건)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소비자원 측은 브랜드명에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의원실에서 급하게 요청하는 바람에 자동차 브랜드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코드화하지 못하고 회사명을 넣어 검색했다”며 “같은 회사가 여러 개의 이름이나 표기로 불릴 경우 담당자가 확인해 모두 포함했다”고 주장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한국소비자원#한국GM#쉐보레#BMW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