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얼굴에서 심장까지 튜닝… 나만의 개성 뽐내기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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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튜닝 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불필요한 규제-소비자 오해 사라져
시장규모 4조원까지 육성 계획에 튜닝업계-완성차업계 기대감 커져

메르세데스벤츠 ‘C63 AMG’를 ‘브라부스’ 제품으로 튜닝했다. 엔진에 ‘퍼포먼스 키트’를 달아 성능을 강화했다. 앞뒤에 스포일러도 달았다(붉은 선 부분). 아승오토모티브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C63 AMG’를 ‘브라부스’ 제품으로 튜닝했다. 엔진에 ‘퍼포먼스 키트’를 달아 성능을 강화했다. 앞뒤에 스포일러도 달았다(붉은 선 부분). 아승오토모티브 제공
지난해 정부가 자동차 튜닝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튜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자동차로 개성을 표출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튜닝은 불법’이라는 오해와 불필요한 규제가 없어지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자동차 튜닝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통해 현재 연간 5000억 원인 국내 튜닝 시장 규모를 2020년 이후 4조 원까지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자동차 선진국들과의 생산량 격차에 비해 튜닝시장 규모가 현격히 작아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다. 생산량만 놓고 보면 중국의 20%, 미국의 40%, 일본의 47%, 독일의 77% 수준이다.

하지만 연간 튜닝 시장 규모는 미국 35조 원, 독일 23조 원, 일본 14조 원이다.

국토부는 튜닝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풀면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과장은 “튜닝을 할 때 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품목의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내년에는 튜닝부품 인증제를 도입해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튜닝’이라는 개념을 법제화했다. 지난해 말엔 화물차에 포장탑과 바람막이를 씌우거나, 방향지시등과 안개등과 같은 램프를 바꿀 때는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도록 고쳤다. 튜닝부품의 손상도 보장하는 보험상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튜닝 시장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관련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제네시스 2.0 터보’ 수동기어 모델에 원래 달려 있던 터보차저를 떼어내고 고성능 터보차저인 ‘GTX3071R’를 달았다. 가격은 1000만∼1500만 원. 티씨앤티씨 제공
‘제네시스 2.0 터보’ 수동기어 모델에 원래 달려 있던 터보차저를 떼어내고 고성능 터보차저인 ‘GTX3071R’를 달았다. 가격은 1000만∼1500만 원. 티씨앤티씨 제공
아승오토모티브그룹은 국내 최초로 자동차 튜닝 전용 할부금융 상품인 ‘369튜닝’을 선보였다. 12∼36개월간 연 3% 금리로 튜닝 비용을 장기 분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차지원 아승 대표는 “튜닝 보험, 튜닝 리스 등 다양한 튜닝 관련 금융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승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페라리, 포르셰, 아우디 등의 공식인증 튜닝부품을 수입해 직접 튜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한국GM 서비스센터협의회가 내놓은 수입차 전문 정비 서비스 브랜드 ‘아우토빌’도 튜닝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튜익스’와 ‘튜온’을 강화하고 있다. 커스터마이징은 고객의 요구사항에 따라 전문 튜닝업체가 모델을 개조한 뒤 현대·기아차가 판매하는 사전제작 방식이다. 튜닝과는 다르지만 다양해지는 고객의 취향을 담으려는 시도다.

아승에서 메르세데스벤츠 ‘C63 AMG’를 메르세데스벤츠 공식인증 튜닝 브랜드인 ‘브라부스’ 제품으로 튜닝해봤다.

우선 엔진에 ‘퍼포먼스 키트’를 달았다. 최고 출력이 457마력에서 520마력, 최대 토크가 61kg·m에서 66kg·m으로 상승했다. 앞뒤에 스포일러를 달아 고속주행 시 공기가 차체를 아래로 눌러주도록 해 안정감을 높였다. 휠은 가볍고 내구성이 높은 것으로 교체했다. 배기시스템을 세라믹으로 바꿨더니 출력이 30마력 정도 올라갔다. 내부 인테리어까지 바꿔 튜닝비가 총 7200만 원이 들었다.

전문가들은 튜닝 비용에는 ‘천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자동차 튜닝#튜닝업계#완성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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