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공학 젖병, 아토피 화장품… ‘K-Baby 육아용품’ 신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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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산 증가-친환경 트렌드 맞춘 ‘맞춤형 제품’ 봇물

국산 수유용품 브랜드 ‘유피스’ 젖병의 젖꼭지 길이는 해외 브랜드 제품에 비해 10∼15% 짧다. 한국 여성들의 평균 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신생아의 체격과 구강의 크기가 작아진 추세에 맞춘 제품이다.

체구가 작아진 신생아들이 적은 힘으로도 쉽게 빨 수 있도록 젖꼭지 속 구조도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했다. 유피스 측은 “국내에선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이는 혼합수유의 비율이 높다 보니 아기가 양쪽 모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변속조절형 젖꼭지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를 담아 젖병 제품을 리뉴얼한 2009년 이후 이 업체의 매출은 매년 23%가량 성장하고 있다.

한국식 라이프스타일과 육아 트렌드에 맞춘 ‘코리안 스타일’ 육아용품들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적 특수성을 담은 이러한 제품들은 저출산 기조 속에서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 한국형 서비스가 뜬다

인체공학 ‘젖꼭지’ 신생아의 작아진 체구와 구강 크기를 반영해 개발된 유피스의 ‘PPSU 젖병’. 유피스 제공
인체공학 ‘젖꼭지’ 신생아의 작아진 체구와 구강 크기를 반영해 개발된 유피스의 ‘PPSU 젖병’. 유피스 제공
유아용품 멀티숍 맘스맘은 이달 초 홈서비스 전문업체인 예스코서비스와의 제휴를 통해 ‘맘스맘 홈케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산 후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올 아기를 위해 미리 집안 청소와 살균 작업을 해주는 ‘산전 서비스’와 미세먼지 등을 제거하는 ‘홈케어 서비스’로 이루어진 서비스 상품이다.

맘스맘 측은 “한 자녀 가정이 늘어 아이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면서 생활환경 개선에까지 신경을 쓰는 가정이 늘어나는 데 주목했다”고 말했다. 새집증후군, 집먼지 진드기 등 집안 환경오염과 관련된 인식이 높아진 점도 반영했다.

LG생활건강이 지난달 내놓은 ‘한입 10무(無) 베이비’ 액체세제와 섬유유연제는 아기의 외출 빈도가 외국에 비해 적은 한국식 육아 스타일에 맞춘 제품이다. 찌든 때를 빼는 데 필요한 화학성분 등을 최대한 적게 넣었다는 것. 한국 주부들의 위생 관념이 높아 아기 빨래를 자주 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 아토피 이코노미

한국의 7세 이하 영·유아 가운데 15∼20%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아토피 질환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아토피 이코노미’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방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은 지난해 11월 아토피 질환을 겪는 유아들을 위한 전용 라인 ‘한방아토’를 새로 내놨다. 동의보감에서 유래한 한방 성분을 활용해 건조하고 민감한 아기 피부를 진정시키는 효과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스킨케어 제품으로 인지도가 높은 프리미엄 보습 브랜드 아토팜은 최근 생활용품 라인 ‘아토팜 아기 피부가 좋아하는’을 선보였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제품뿐만 아니라 피부에 닿는 모든 제품을 민감성 피부 관리의 영역으로 보고 제품군을 확대한 것. 이렇게 탄생한 섬유세제 3종과 물티슈 3종은 파라벤 형광증백제 등 민감한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을 모두 제거했다. 아토팜 관계자는 “엄마들 간의 육아 정보 공유가 활발한 한국적 특성을 반영해 주부 서포터스인 ‘아토마미’도 운영하고 있다”면서 “엄마들의 수요를 조사해 신제품 개발에 반영했다”고 전했다.

아가방앤컴퍼니의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퓨토’는 아토피 피부에 대한 염증 반응을 줄이기 위해 물 대신 천연약용 추출물을 넣은 제품이다. 2009년 첫선을 보였으며 2010년 30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회사는 2세 이하 영아용 제품 라인에 이어 올해 2월에는 3세 이상 유아용 ‘퓨토 테라피’ 라인을 새로 내놨다.

애경이 중소기업인 ‘호수의 나라 수오미’와 함께 내놓은 영·유아 전용 생활용품 브랜드 ‘순둥이 엄마만세’에도 아토피 예방에 도움이 되는 천연 달맞이꽃 성분이 주성분 중 하나로 쓰였다. 유칼립투스, 레몬그라스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항균 성분을 넣어 피부 가려움증 및 아토피 개선 효과를 강화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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