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카드대란’ 조짐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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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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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에도 과당경쟁… 3월 우리카드 출범에 업계 2위 삼성 무이자 할부마케팅 구사

카드업계가 심상치 않다. 일부 업종 가맹점들과 수수료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무이자 할부 중단에 따른 홍역을 치르고 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카드 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면 자칫 ‘제2의 카드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우리카드’ 출범, 경쟁에 불 지펴

경쟁에 불을 지핀 건 우리은행으로부터 분사하는 가칭 ‘우리카드’. 16일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의 카드사 분사를 예비 인허가했다. 우리카드는 3월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우리카드의 목표는 5년 안에 업계 3위로 올라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은행 고객을 바탕으로 체크카드 사업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체크카드는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어 결국 신용카드에 힘을 쏟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리카드는 영업 전문가 120명을 새로 뽑는 등 인력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혜택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카드가 새로운 혜택을 내놓으면 다른 카드사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 이용 부분에서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면 수익 보전을 위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고객을 늘려야 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이 늘어나면 그만큼 부실 가능성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삼성카드도 공격 영업 나서

업계 2위를 다투는 삼성카드의 ‘튀는 전략’도 경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삼성카드는 무이자 할부제공을 금지한 여신금융전문업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직전에 1월 31일까지 무이자 할부 행사를 연다고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12월 개정안이 시행되자 삼성카드만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한 꼴이 됐다.

고객들의 항의가 쏟아졌고 다른 카드사들은 2월 17일까지 무이자 할부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삼성카드는 2월 28일까지 무이자 할부를 실시한다고 맞받았다. 주요 카드사들은 “삼성이 카드 시장에서 확고한 2위를 차지하기 위해 삼성그룹 차원에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측은 “시장 상황이 안 좋은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며 “지방세와 대학등록금 납부 등 카드 결제가 가능한 새로운 분야를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무이자할부 놓고 갈등 지속

무이자 할부 중단으로 야기된 혼란도 여전하다. 무이자 할부 행사는 2월 중으로 끝난다.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은 이후에도 무이자할부의 비용을 분담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렇다고 카드사들이 지금처럼 계속 비용을 내는 것도 부담이다.

무이자 할부를 점차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눈치도 봐야 한다. 당장 21일부터 금감원은 7개 전업 카드사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이를 토대로 2월 말이나 3월 초쯤 카드 수수료와 금리에 대한 모범기준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따르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할부 수수료를 지금보다 낮춘 뒤 그 비용을 카드사 가맹점 고객이 나눠 내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이지만 가맹점과 고객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카드대란#우리카드#삼성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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