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기업 실패는 지나친 혁신 추구 탓”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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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대명사’ 다우코닝 블롬하드 부사장

다우코닝 제공
다우코닝 제공
“일본 전자기업의 실패는 지나친 혁신의 추구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만난 다우코닝사의 자이아미터 사업부문 예론 블롬하드 부사장(사진)은 소니와 파나소닉 같은 일본 전자기업이 부진한 이유로 ‘지나친 혁신’을 꼽았다. 자이아미터의 주력사업은 온라인 실리콘 판매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혁신의 대명사’로 여러 차례 집중 조명을 받은 자이아미터 경영진이 ‘혁신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오히려 독(毒)’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1994년 벨기에 다우코닝에 입사한 그는 일본 중국 한국 등 주로 아시아의 전자업체들에 TV패널 제조에 필요한 실리콘을 판매해왔다. 블롬하드 부사장은 “일본 고객들은 제품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까다로운 주문을 했지만 이를 경쟁력 있는 완제품으로 만드는 것에는 느렸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혁신기업의 딜레마’에 빠져 작은 부분에 대한 개선과 혁신에 대한 집착으로 투자와 개발기간이 오래 걸리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완제품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블롬하드 부사장은 “내수시장에 집착한 것도 일본 전자업계의 실수”라며 “삼성과 LG 등 한국기업 역시 다양한 요구를 하지만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한다는 게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자이아미터는 다우코닝이 중국산 저가제품의 공세에 맞서 2002년에 설립했다. 지난해 다우코닝이 올린 64억3000만 달러(약 7조87억 원)의 매출 중 40%를 차지하면서 회사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다우코닝의 비전은 미래의 메가트렌드를 읽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맞춰져 있다. 블롬하드 부사장은 “에너지와 물 부족 시대를 맞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日 전자기업#혁신#다우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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