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선]불확실성은 걷혔지만… ‘재정절벽’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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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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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경제 파장은

원-달러 환율 14개월만에 최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 소식이 전해진 7일 원-달러 환율은 미 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으며 전날보다 5.3원 내린 1085.4원에 장을 마쳐 지난해 9월 9일 1077.30원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원-달러 환율 14개월만에 최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 소식이 전해진 7일 원-달러 환율은 미 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으며 전날보다 5.3원 내린 1085.4원에 장을 마쳐 지난해 9월 9일 1077.30원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은 태평양 건너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대단한 호재도 악재도 아니지만 굳이 따지자면 호재 쪽에 가깝다. 정부 당국도 이런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석의 주된 이유로 시장이 극도로 혐오하는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을 든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겼다는 사실보다 현직 대통령이 연임됐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구심점이 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세계경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 “세계경제, 금융시장 안정에 긍정적”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가장 환영하는 쪽은 금융시장이다. 양적완화(QE) 등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교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버냉키 의장이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도 임기를 같이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재정지출에 관대한 오바마 행정부는 적어도 지금까지의 통화완화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 지출 삭감을 강조한 롬니 후보와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계속 우리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며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에 달러가 지나치게 많이 풀리면 원화가치가 지금보다 상승(원-달러 환율은 하락)한다는 점이 문제다. 수출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오바마 1기의 정책이 이어지면서 정책의 연속성은 생기겠지만 유동성 확대가 신흥국 통화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국제유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일이다. 롬니 후보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지하는 등 강경 노선을 취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훨씬 신중한 입장이다. 중동 정세의 안정이 유가 급등을 막는다면 한국의 물가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 재정절벽이 최대 변수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는 과제도 있다. 바로 ‘재정절벽(Fiscal Cliff·정부의 재정지출 감소로 경제침체에 빠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다. 대선과 동시에 실시된 이날 총선에서 미국 민주당은 비록 상원 과반 의석을 지켰지만 여전히 하원은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재정지출의 규모와 방식을 둘러싸고 양당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행정부와 상·하원의 권력구도가 이전대로 유지돼 재정절벽에 대한 양당의 협의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며 “이 문제가 내년 1분기(1∼3월)까지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향후 통상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관심거리다.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강경한 통상정책을 내세운 롬니 후보에 비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다소 유화적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그러나 최근 실업난 해결, 제조업 육성을 내세운 오바마 대통령이 보호주의로 선회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기존 협정은 충실히 지키겠지만 한국 야권 일각의 재협상 요구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양적완화#연방준비제도이사회#버냉키#재정절벽#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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