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비전보다 중요한 건 ‘비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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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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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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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비전과 목적의식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조직에 혼을 불어넣고 구성원에게 자부심과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리더가 조직 구성원들과 비전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이다. ‘비전 공유(shared vision)’는 위대한 기업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비전 공유 방법을 제시한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6호(11월 1일자) 기사를 요약한다.

○ 조직 구성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라

조직에서 비전이 공유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비전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첫걸음은 역설적으로 비전을 수립하는 과정에 구성원의 생각과 열망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IBM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새뮤얼 팔미사노는 직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조직의 핵심가치는 경영자 혼자만 외치는 슬로건에 지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2003년 7월 23일 회사 내부 전산망을 통해 IBM의 핵심가치 정립에 직원들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며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72시간 동안 새로운 IBM의 핵심가치가 무엇이 돼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밸류 잼(Value Jam)’을 실시했다. 당시 임직원 32만 명 중 70% 이상이 참여했고 1만 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채택돼 IBM의 새로운 핵심가치를 수립하는 데 사용됐다.

○ CEO가 스스로 실천하라

많은 리더는 자신이 신년사에서 비전에 대해 한두 번 이야기하면 직원들이 이를 소중히 가슴에 담고 일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리더가 이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부하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지도, 실천하지도 않는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조직의 비전과 가치를 가슴에 품을 수 있도록 리더가 적어도 1000번쯤은 외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잭 웰치의 이야기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 인사 시스템을 비전 달성에 정렬(align)

직원 선발, 평가, 보상, 교육과 관련한 모든 시스템이 비전 달성을 위해 일관성 있게 재편되지 않으면 비전이 슬로건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CEO가 외치는 비전과 가치가 반영되지 않는 직원 선발방식, 평가, 보상시스템만 존재한다면 직원들은 당연히 평가와 보상을 잘 받을 수 있는 행동만 할 것이다.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자포스(Zappos.com)는 신입 직원을 선발할 때 특이한 방식을 사용한다. 4주간 교육을 시킨 후 신입 직원 각각에게 자포스가 그들의 개인적 비전 및 가치와 일치하는 조직인지, 계속 자포스에서 근무하면 조직의 비전과 가치를 위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 달라고 권유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의구심을 갖는 직원에게는 회사를 그만두는 대가로 2000달러(약 220만 원)의 수표를 써 준다.

자포스에 계속 남기로 결정한 직원 입장에서 보면 2000달러를 포기했다는 생각에 조직의 비전과 가치를 한층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 결과 이들은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주인’이자 ‘전사’로 거듭났다.

○ 애플의 홈페이지에 비전이 없는 이유

스티브 잡스는 회사의 홈페이지에 비전이니 조직의 핵심가치 따위를 올려놓는 행위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비전과 핵심가치는 실천의 대상이고 조직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조직 문화이자 DNA가 돼야지 홈페이지에 올리는 선전 문구가 아니다”라는 게 잡스의 지론이었다. 지금도 애플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CEO나 조직의 비전 그리고 애플의 핵심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다. CEO가 신년사나 연설을 할 때만 외치는 개인적인 비전, 강당의 한쪽 벽을 차지하는 액자 속에만 존재하는 ‘죽은 비전’은 기업 발전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6호(2012년 1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코코넛 위기’ 어떻게 빠져나올까

▼ 스페셜리포트


전혀 예측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발생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위기를 ‘코코넛 위기(Coconut Crisis)’라고 한다. 열대지방에서 코코넛에 머리를 맞는 것에 빗댄 용어다. 2008년 발생해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금융위기가 대표적이다. 코코넛 위기는 사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과 일단 발생하면 그 환경에 속한 대다수 조직 및 사람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정도로 영향력이 세다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시대다. 그만큼 코코넛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DBR는 이번 호 스페셜리포트에 코코넛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론과 정보기술(IT) 시스템 운영전략, 위기 발생 시 커뮤니케이션 시나리오 등을 담았다.


온라인 시장도 입지가 좌우한다

▼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


온라인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전에는 책이나 CD처럼 제목과 페이지 수, 내용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 주로 팔렸지만 최근에는 의류나 고급 식료품 등 직접 살펴봐야 할 것 같은 제품들도 온라인 시장에서 인기를 모은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에서도 어디에 입지를 정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활성화된 곳에서는 온라인 매출이 작고, 온라인 판매에서도 입소문은 여전히 중요하며, 온라인일수록 틈새 겨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온라인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소개한다.
#리더#비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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